세계 순항훈련 중인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 인도양으로 진입하는 모습.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도 불구, 항모전단 전체가 8월말에서 9월초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다. 영국 국방부 제공
세계 순항훈련 중인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 인도양으로 진입하는 모습.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도 불구, 항모전단 전체가 8월말에서 9월초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다. 영국 국방부 제공

英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8월 말 부산항 입항…英 국방 “코로나 집단감염 관리” 장담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한영 연합해상훈련도 …“영국 印太지역 항모 2척 상시배치”


영국 해군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6만5000t급 퀸 엘리자베스호 항모전단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도 불구, 오는 8월 말 부산항 입항이 예정대로 허용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한·영 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영국의 역내에 대한 관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5세대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 전단의 부산 입항”이라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되고 30년간 가장 큰 규모의 해상 및 공중전력이 영국 본토를 떠나 전개하는 것이며 기항(寄港) 허락에 감사드리며 부산이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방부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퀸 엘리자베스호 입항 허용 여부를 두고 다양한 검토를 해왔으나 최종 기항을 허용한 사실이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8월 말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해 1주일간 머물며 군사외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영국 항모전단은 일본으로 떠나면서 동해에서 한·영 연합해상훈련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항모전단 전체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퀸 엘리자베스호 코로나 집단감염 발생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지난 5월 ‘2021 항모 강습 전단’을 이끌고 본국을 출항해 동쪽으로 항진하고 있다. 이달 초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고, 아덴만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등과 대(對)해적 훈련을 실시했다. 21일 현재 인도양을 주변을 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주일 전쯤 외신들은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승조원들이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약 100명이 확진됐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지난 14일 AFP통신은 관리들의 말을 인용, 키프로스 리마솔항에 기항했던 퀸 엘리자베스호 선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후 현재는 승조원 100여 명이 집단감염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최신예 항모인 퀸 엘리자베스호는 ‘2021 항모 강습 전단’을 이끌고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리마솔항에 입항했다.

영국 해군 대변인은 통신에 “선내 모든 복무자는 백신 2회 접종까지 마친 상태이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역학조사 등 적절한 조치를 받고 있다”며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더 선’지(紙)는 2021 강습 전단 소속 함정의 절반가량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고 보도했다. 퀸 엘리자베스호 전단은 현재 40여 개국 순방 임무 중으로, 올해 8월 말 부산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는 한국 해군이 추진하는 경항모 사업의 롤모델 중 하나다.

◆퀸 엘리자베스호 부산항 입항 허용 이유는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항모를 필두로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잠수함 1척 등 모두 8척으로 구성됐다. 미국과 네덜란드 함정도 1척씩 호위하고 있다. 확진자는 항모전단 전체에서 두루 나왔다.

함정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우리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처럼 항해를 멈추고 기항해 치료에 들어가거나 승조원을 이함시키는 게 상식이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백신 접종자가 확진되는 돌파 감염이 무더기로 생긴 데다 추가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퀸 엘리자베스호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예정된 세계순항 항해 일정대로 동진(東進)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러스 국방장관은 “집단감염은 관리되고 있다(the outbreak was being managed)”며 항모전단의 임무 지속을 지시했다. 아덴만에서의 영·일 대해적 훈련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상황 속에서 정상 실시됐다. 월러스 장관은 8월 방한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한·영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확인했다. 영국 정부는 19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월러스 장관 명의의 ‘영국 항모전단,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훈련(UK Carrier Strike Group to exercise with Indo-Pacific partners)’ 보도자료를 통해 “8월 중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 한국과 일련의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항모전단과의 훈련 장소는 남중국해 또는 동중국해로 추정된다. 다국적 2개 항모전단이 중국을 압박하는 사상 최대의 무력시위로 호주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8월 말 또는 9월 초 실시될 예정인 한·영 연합해상훈련에는 퀸 엘리자베스의 함재기 F-35B가 출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중, 수상, 수중에서 입체적인 훈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해병대 150명도 방한하며 한·영 해병대 훈련도 협의 중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승조원은 약 3700명. 이 중 2.7%인 100명이 확진됐다. 월러스 장관이 “코로나19 관리가 가능하다”고 장담하며 세계순항훈련을 계속하는 배경에는 항모전단이 뛰어난 병원 시설과 의료진을 갖추고 있는 데다 항모전단 승조원은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승조원 301명의 문무대왕함은 단 한 명도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데다 군의관 단 2명이 탑승했고, 신속항원검사 키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데다 아프리카 열악한 항구시설에 기항하는 등 최악의 조건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항모전단에 대한 조치는, 영국 정부가 영국 성인의 87.9%가 첫 번째 접종, 성인의 68.3%가 두 가지 접종을 모두 받은 것을 계기로 지난 19일부터 ‘자유의 날’을 선언하며 공공 생활에 남아 있는 거의 모든 코로나 방역 제재조치를 해제하며 ‘코로나와 함께 살기’ 실험을 진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벤 월러스(왼쪽 두번째 ) 영국 국방장관이 21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한영국방장관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벤 월러스(왼쪽 두번째 ) 영국 국방장관이 21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한영국방장관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영국 연말 군함 2척 아시아 해역 상시배치

월러스 장관은 이날 한·영 국방장관 회담에서 “기항 후 인도·태평양 지역에 2척의 함정을 상시 배치할 예정”이라며 “함정 배치는 향후 양국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2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월러스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퀸 엘리자베스호가 이끄는 항모전단의 일본 방문 후에 연말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2척의 함정 상시배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항모전단은 인도, 싱가포르에 기항한 뒤 남중국해를 거쳐 한국과 일본에 기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호에는 F-35B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월러스 장관은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영국이 일본으로 가는 길에 바다를 항해하면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이 공해상에서 선박의 이동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도전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존중할 것이고 중국이 우리를 존중할 것으로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 항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영국의 이런 방침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와 자유항행을 지지하는 동맹 및 파트너 간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에 헌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한국 방문 후 9월 초쯤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가 있고 미국의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정박해 있는 요코스카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영구 배치될 군함들은 고정된 정박지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일 영국대사관 대변인이 말했다.

◆영 국방 “항모 작전운영 경험 공유”…양국 국방 교류·협력 확대키로

월러스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영 해군은 항모 작전운용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긴밀히 협조 중”이라며 8월 말∼9월 초로 예상되는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호 항공모함 전단의 부산 입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30년간 가장 큰 규모의 해상·공중 전력이 영국 본토를 떠나 전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항모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의 3만t급 경항공모함 건조 계획과 관련한 양국 협력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국은 국방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욱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월러스 장관과 회담을 열고 양국 간 국방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월러스 장관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을 더욱 중시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지역에서 영국의 핵심적인 협력 파트너 국가라고 강조한 뒤 국방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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