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등 재계 강력 반발
“기술분쟁 책임 대기업 전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개정안(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대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재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중소기업 기술 유용(탈취) 의혹’ 입증 책임을 대기업에 전가하고, 조사시효조차 정해 놓지 않은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국내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기업 분쟁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문화일보 7월 20일자 8면 참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규제를 강화하는 상생협력법안이 충분한 논의 없이 22일 오후 법사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본회의에서 신중히 검토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특히 “손해배상청구소송 입증 책임 전환 조항을 담고 있어 기존 법체계와 배치될 뿐 아니라, 위·수탁 기업 분쟁 우려로 경제계에서는 신중한 검토를 호소해 왔다”면서 “조사시효 미비 문제는 외면한 채 규제 위주의 법 개정으로 일관할 경우 불필요한 분쟁 비용만 촉발하고 불확실성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기존 법체계의 원고 입증 책임이나 시효를 특정하는 원칙을 무시한 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기업 A사 관계자는 “기술이나 제품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이 정보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도 입증 책임을 대기업에 지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신제품과 신기술이 외면받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B사 관계자는 “과도한 경영 부담을 떠안은 채 기술유용 분쟁 우려가 큰 국내 중소·벤처기업 기술을 채택하려는 곳은 많지 않다”면서 “가성비가 좋고 품질 경쟁력이 높은 해외 기술을 채택하려는 대기업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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