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근무 이규원 수사 인지
李에게 귀띔… 기밀 유출 정황
김학의 수사 확대되자 靑 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중천 면담보고서 왜곡 및 유출’ 의혹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던 검찰 수사관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올 2월부터 4월까지 근무한 A 수사관은 지난 2019년 초 횟집에서 이모 수사관과 함께 건설업자 윤 씨를 만났다. 당시 A 수사관은 이 수사관과 달리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도 아니어서 윤 씨를 만날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윤 씨를 면담한 이는 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와 최모 검사, 이 수사관 3명으로만 알려졌었다. 진상조사단에서는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의 당사자인 윤 씨 면담을 수차례 시도했다. 진상조사단 한 관계자는 “해병대전우회장까지 지낸 윤 씨에게 접근하기 위해 해병대 출신 이 수사관이 동료 수사관과 함께 술자리 면담을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당시 만남 이후 작성된 면담보고서다. 보고서에는 ‘녹음을 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에서 ‘횟집 녹취록’이 나왔고, 이를 보고서와 비교·분석했을 때 왜곡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보고서에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관련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윤 전 고검장은 윤중천 면담보고서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를 고소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A 수사관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에도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년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이 속한 검사실에서 김 전 차관 출금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 이 검사를 수사하려는 것을 알게 됐다.

A 수사관은 이를 이 검사에게 알렸다. 이 검사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에게 전달했고, 이 비서관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이 검사가 수사를 받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조 수석과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이현철 안양지청장에게 이 같은 민원이 전달됐다.

A 수사관이 수사 대상자에게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A 수사관은 윤중천 면담보고서 왜곡 의혹과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에 모두 연루돼 있다”면서 “청와대가 A 수사관을 민정수석실에 데리고 간 배경에는 이 같은 이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련 수사가 확대되자 꼬리자르기식으로 A 수사관에 대한 파견을 해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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