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4개월 만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 결과를 내놓으며 “검찰이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누구를 벌주려는 감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곧이어 파워포인트까지 동원해 한 전 총리 수사팀의 재소자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대검 감찰의 절차적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한 것은 다목적 노림수로 드러나고 있다. 박 장관은 먼저 지난해 4월 제출된 위증교사 의혹 민원에 대해 “검사의 비위 진정은 감찰부 소관인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례적으로 인권부에 재배당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조사에 혼선이 초래되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을 자초했다”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장관 이전에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판사 출신 박 장관은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한때는 윤 전 총장을 “의로운 검사”로 추켜세웠다.
박 장관은 모해위증교사 사실이 확인됐냐는 질문에 “‘한명숙 사건’의 실체적 혐의는 판단하지 않았으며, 위증교사 여부는 아쉽지만 대검이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지난 3월 19일 대검 부장과 고검장 등 14명은 13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2007년 한 전 총리에게 9억여 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들이 수사팀이 지시한 증언 연습을 통해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위증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10년 7월 기소된 한 전 총리 재판에서 한 전 대표가 돈을 줬다는 검찰 진술을 번복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한 전 총리 수사팀의 위증교사 의혹이 뉴스타파에 처음 보도된 이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해 감찰 조사를 지시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박 장관이 ‘절차적 정의’ 침해를 문제 삼으며 ‘친노의 대모’로 불리는 한 전 총리 구하기 총대를 멘 셈이다. 박 장관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뒤 2012년 한 전 총리가 민주통합당 대표일 때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가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한 전 총리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던 날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한 전 총리를 바라보던 장면이 모든 걸 설명한다.
한 전 총리는 지난 6월 말 출간한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에서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 재판과 싸웠다. 난 결백하고 그것은 진실이다”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을 ‘권력의 충견’으로 부르며 여당이 ‘검찰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정치를 재개한 모양새다. 박 장관이 검찰 수사를 계속 흠집 내는 것만으로도 한 전 총리의 결백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여당 대선 주자인 추 전 장관의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한 친문 구애도 박 장관의 정치적 미래와 직결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13명 전원(5명은 3억 원만 인정) 일치로 유죄 판단을 내렸다. 한 전 총리와 친문 진영은 외곽에서 검찰 때리기로 사법적 단죄를 부정할 게 아니라 무죄를 확신한다면 지금이라도 재심을 청구해 법원의 재판단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