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도입 차질 화이자 대체
정부는 “시기 협의중” 되풀이
美, 내년 물량까지 9억회 추가
EU, 내후년 물량까지 19억회분
정부가 부족한 모더나 백신을 화이자 백신으로 대체하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코로나19 백신 정책을 시행하면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백신 도입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은 내년 이후 부스터샷을 포함해 필요한 백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한국 정부는 당장의 백신 확보에서부터 차질을 겪으면서 추가 백신 도입이 지난 2분기 이후 들려오지 않고 있는 탓이다.
27일 정부의 백신 도입계획 등에 따르면, 한국의 마지막 백신 계약은 지난 4월 24일 화이자 백신 4000만 회분 추가분이다. 이 백신은 현재 부스터샷이라기보다는 모더나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당장 접종사업으로 쓰이고 있다. 정부가 올 2분기부터 들어온다고 강조했던 모더나 백신은 현재까지도 전체 물량의 3% 미만만 들어오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한 사이 세계 각국은 지난해와 같이 벌써 내년 및 내후년의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18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을 지난 5월 체결했다. 화이자는 지난 23일에도 미국 정부에 2억 회분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일본은 모더나로부터 2022년에 5000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백신 선진국들은 7월쯤 이미 충분한 양의 백신 공급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에 비춰봐도 이미 내년 도입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섰어야 할 시점으로, 이대로 적기를 놓치면 올해와 같은 혼란이 내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 당장의 백신 수급 상황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모더나 백신 공급이 늦어지는 이유인 ‘생산 차질’의 실체가 불분명한 점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생산 이슈 등에 대한 문의에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생산 이슈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언제까지 갈지도 모르고, 다른 나라에도 차질이 빚어지는지도 모르는 ‘3 몰라’ 상황인 셈이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작 필요한 시기에 백신이 안 들어오는 게 문제로 차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백신 도입 일정도 시기가 계속 연기되며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낸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 자료를 보면 정부는 1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800만 회분을 추가로 도입할 것으로 공표했었다. 하지만 약 2주가 지난 26일에는 7월 31일까지의 구분을 없애고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3100만 회분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시점 구분을 변경했다. 극단적으로 8월 31일에 3100만 회분이 한꺼번에 들어와도 표만 보면 정부는 계획을 이행한 셈이 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