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로 소환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해직 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로 소환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해직교사 5명 채용 특혜 의혹

공수처 ‘사전 내정’ 가능성 무게
전교조 염두 맞춤형 법률 자문
반대 실무진 배제 의혹 등 추궁
曺 “심사위원 선정 관여안해”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는 그간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특채 검토부터 면접 심사 때까지 단계별로 조 교육감의 부당한 개입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 45분 과천 공수처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특채를 진행했다”며 “통상 저희가 (특채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한 차례만 받지만, (이번 의혹에선) 두 차례 법률 자문을 받고 문제가 없다고 해 특채를 진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4월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된 조 교육감은 공수처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선 첫 피의자가 됐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 김성문)는 지난 2018년 조 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뽑기 위해 공개채용 형식만 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채 공고 3개월 전 작성된 ‘특별채용 관련 검토 의견’ 문건에는 5명만을 특정해 검토가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추진 일정까지 담겨 있다고 한다. 공수처는 또 조 교육감이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서 특채에 반대하는 부교육감과 교육정책국장, 중등교육과장 등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조례에 따라 인사 관련 사무를 맡는 국·과장이 이례적으로 결재 라인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 지시로 채용 전반을 챙긴 한모 비서실장(현 정책안전기획관)은 특채 심사위원 모두를 지인으로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특채 공고 자격 요건에 이들 5명의 공통 경력(당연퇴직된 지 5년 경과한 자)을 넣으려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맞춤형 법률자문’도 풀어야 할 의혹이다. 총 14명이 합격한 2차 전형(서류 및 면접심사) 전 5명만 한정해 퇴직 사유와 연도를 알려준 후 법률 자문을 구했다. 한 실장은 2차 전형일에 심사위원에게 “조 교육감의 지시로 서울시의회 등으로부터 정치적 기본권 확대를 위한 활동을 하다 ‘퇴직된’ 사람들에 대한 채용 요청이 있어 실시하게 됐다”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특채는 폭넓게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채용했으며, 부교육감과 국·과장은 본인들 스스로 빠진 것”이라며 “채용 공고도 특혜 시비가 나오지 않게 작성했으며, 교육감은 심사위원 선정에 관여하지 않고 사후 보고만 받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이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내년 6월 1일 예정된 교육감 선거 출마 여부도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3선 도전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진보 교육계에서는 이번 공수처 수사를 ‘진보교육감 죽이기’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보수 성향 교원단체는 교육계의 명운이 달린 만큼 공수처의 책임 있는 수사를 강조했다.

윤정선·박정경 기자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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