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회로 이전… 충돌 피해

유족들 회견서 “직접 물품 이관뒤
광화문광장 공사뒤 설치방안 협의”
市는 ‘협의 대상 아니다’ 입장 고수

與시의원, 존치 조례개정안 발의
시의회, 29일 시장과 중재안 협의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 진행을 위해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하려는 서울시에 반대하며 대치해 온 세월호 유족 측이 서울시의회 청사로 물품을 이관한 후 자진 철거하기로 하면서 양측이 일단 극한 충돌은 피했다. 유족 측의 이런 결정은 26일 오후 광장을 찾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등 민주당 인사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족 측이 민주당의 측면 지원 속에 광장 공사 완료 후 기억공간 재조성을 원하고 있어 완전한 보행광장을 조성하려는 서울시와의 갈등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27일 광화문광장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들의 사진 등을 비롯해 기억공간 내에 있는 전시물과 기록물들을 가족들이 직접 정리한 뒤 서울시의회 1층에 마련된 전시관에 임시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억공간으로 쓰인 건물을 해체하는 과정에는 유족들과 기억공간을 만든 시공사가 참여할 것이며, 이후 건물은 안산 가족협의회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광장 재구조화 사업 이후에도 세월호 사건의 생명과 안전, 민주주의의 열망을 담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장치가 이곳에 다시 들어서길 원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족들은 내부에 있는 물품을 챙겨 시의회로 옮겼다.

일단 충돌은 피했지만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마친 뒤 기억공간을 다시 설치하는 것에 대해 시와 유족들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갈등은 재점화될 수 있다. 유족들은 공사를 마친 뒤 기억공간을 되살리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기억공간을 서울시내 다른 장소에 설치하거나 광장 조성 공사 후 재설치하는 것은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기억공간 존치 근거가 될 조례를 발의하며 유족들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같은 지역구(은평구)를 둔 이현찬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전날 ‘서울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는 ‘민주화, 안전의식 제고, 역사적 사실 등을 기억할 수 있는 전시관과 동상, 부속 조형물을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의회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시의원들이 다음 달 27일부터 9월 10일까지로 예정된 제302회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킨 후, 유족들이 이를 근거로 서울시에 기억공간 재설치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인호 의장·김정태 운영위원장·조상호 민주당 대표의원 등 시의회 의장단은 29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기억공간 존치 관련 중재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에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유족 측과의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하며 중재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권승현·최지영 기자
권승현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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