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해 폐기 화천 애호박
온라인 주문 쇄도하며 폐기중단

판로 확보 어려운 충주 옥수수
市쇼핑몰 특판행사로 물량 소진
경북도는 판매 품앗이 행사도

“일회성 관심 유도로는 한계”


춘천 = 이성현 기자, 전국종합

최근 이어지고 있는 폭염과 소비 급감으로 농민들이 애써 키운 농작물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농심(農心)이 타들어 가고 있다.

농가를 돕기 위한 소비자들의 온정어린 주문이 이어지고, 지방자치단체도 온라인 판매 행사를 열어 지원에 나섰지만, 일회성 관심 유도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소비 급감으로 강원 화천군에서 진행하던 애호박 산지 폐기 사태가 언론을 통해 전해진 후 주문이 쇄도하는 등 전국에서 농가 지원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애호박 최대 주산지인 화천군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산지폐기가 시작됐다. 일조량 증가로 애호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났지만, 가격은 40% 이상 폭락함에 따른 조치다. 이 같은 소식이 지난 25일 전해진 후 전국에서 온라인 주문이 쇄도하며 이틀 만인 27일부터 화천군은 산지 폐기를 중단했다.

화천군이 직영하는 농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화천스마트마켓’ 등을 통해 25~26일 109.4t의 애호박 주문이 접수됐다. 이는 화천에서 일주일간 서울 가락동 시장에 출하하는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군은 기존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화천스마트마켓의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충북 충주시 옥수수 재배 농가도 최근 이상 고온으로 수확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주에서는 지난해 과수화상병으로 과수원을 갈아엎은 뒤 대체 작물로 옥수수를 선택한 농가가 많은 데다 올해는 전국에서 옥수수가 동시에 출하되면서 가격마저 내려 피해가 컸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지난 22일 온라인 농특산물 쇼핑몰 ‘충주씨샵’을 통한 초당옥수수 특판 행사를 진행, 1시간 만에 1만4000상자를 팔아 치우며 1차 물량을 완판했고, 2차 판매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 역시 코로나19로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감자 등 ‘농특산물 품앗이 운동’을 진행 중이다. 도는 이를 통해 올 상반기 총 151억4000만 원 상당의 농산물을 판매했다. 농식품 유통피해상담센터와 바로마켓 등 오프라인 행사로 52억9700만 원 상당을 판매했고 경북도 농특산물쇼핑몰 ‘사이소’ 등 온라인 행사로 98억4300만 원 상당을 팔았다.

문제는 일회성 소비자 관심 유도와 지자체 판매 행사로는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이상 고온, 호우, 장마, 가뭄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을 해결하지 않으면 판로 확보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화천의 애호박 산지 폐기는 3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지역별 출하 시기 적정 유도와 함께 농가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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