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 다르게 도는 ‘금리시계’… 경제적 파장은

Fed, 0.00~0.25% 금리 동결
테이퍼링 조건인 고용 등 개선

韓銀 “타이밍 놓치지 말아야”
‘연내 인상’ 방침 변함없는 듯
정부도 금리 인상 용인 시사
‘빚투’‘영끌’ 연쇄타격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현행 ‘제로 금리’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전례 없는 유동성 확대 이후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이 불가피하다는 큰 흐름은 같지만,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 및 인상 배경에서는 ‘한·미 금리 시계’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의 확산 여부가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한은 내부에서는 가계부채와 자산시장의 버블(거품) 때문에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 때문에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을 반기지 않는 재정 당국도 이례적으로 금리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은은 29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결과 FOMC의 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해 국제금융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Fed는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28일(현지시간) 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1200억 달러(약 138조 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 조치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설정한 일정 기간 2% 이상의 물가 및 완전고용 목표와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점을 다소 늦추려는 미국과 달리 연내 금리를 인상한다는 한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미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 속도를 맞출 필요는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한·미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르면 8월 금리 인상 기조를 깰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한은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와 자산시장의 거품이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는 현상은 한·미 모두 마찬가지지만, 미국 경제주체의 경우 빚이 거의 없는 반면, 한국은 자금 대부분이 ‘빚’이라는 게 차이다. 폭등한 아파트 시장 거품이 꺼지면 ‘빚투’ ‘영끌’로 대표되는 국내 자산시장이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한은은 판단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정부 당국자들도 이례적으로 하반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코로나19로부터의 경기 회복보다 자산시장 거품 붕괴를 우려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누적된 금융 불균형이 경제의 또 다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금리 인상 용인을 시사하기도 했다.

임대환·조해동 기자
임대환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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