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아이들까지 쏘는 군부
그들과 동조는 민주주의 배신”
독재정권 종식 희생 불사 의지
“NUG 공식외교채널로 인정을”
한국 포함 국제사회 도움 요청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큰 위협이자 도전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정확히 6개월이 된 1일 군부에 맞서는 임시정부 격인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의 진 마 아웅(사진) 외교장관은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NUG를 공식 외교채널로 인정해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웅 장관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무고한 아이들을 총으로 쏘는 등 무수한 잔학 행위를 저지른 ‘전범’이며, 군 역시 더 이상 국가의 군대가 아닌 테러단체”로 규정한 뒤 “(한국이)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미얀마의 합법적 정부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을 이어가는 미얀마 국민에 대한 깊은 배신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아웅 장관은 “NUG의 합법성은 군부의 불법 행위를 압도적으로 거부한 미얀마 국민에게서 나온다”면서 “우리 혼자서는 이것을 할 수 없으며, 강력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아웅 장관은 한국을 향해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NUG의 유엔 대사 자격을 뒷받침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한국은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시위대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지만, NUG를 미얀마 대표 정부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2일 문화일보의 입장 요청에도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NUG 인정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아웅 장관은 현재의 상황을 “미얀마의 성패가 좌우되는 순간(Make or break moment)”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군사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군부가 성공하면 군사권력과 전체주의 체제가 민주주의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될 것이며, 미얀마는 그런 선례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웅 장관은 쿠데타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호소했다. 아웅 장관은 “쿠데타로 인해 11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주변 국가로 피난했으며 50만 명 이상의 국내 난민이 발생했다”면서 “세계식량계획(WFP)은 정치위기로 촉발된 경기둔화로 인해 미얀마에서 150만~340만 명이 추가로 식량 불안을 겪을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서도 “군부가 병원을 급습하고 의사들을 체포하면서 의사들이 숨어서 환자들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며 “현재 화장장의 수용 인원을 초과할 정도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합동 매장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NUG는 자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소수민족 보건단체들과 함께 방역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장비 등의 부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쿠데타 이후 많은 미얀마 국민이 군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현재 미얀마에서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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