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사가 청구하지 않자 영장심의위원회를 통해 ‘영장 청구 적정’ 의결을 받아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라 전국 고검에 영장심의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첫 사례다.
2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고검 영장심의위는 지난달 29일 전남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가짜 주식 투자사이트 운영총책 A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심의한 결과 ‘청구가 적정하다’고 의결했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검찰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전남경찰은 최근 수년간 가짜 주식 사이트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3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총책 A 씨 등 28명을 입건했다. 이후 이들 중 A 씨를 비롯한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광주지검 장흥지청 담당 검사는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A 씨에 대해서만 2차례 더 영장을 신청했으나 담당 검사가 청구 단계에서 매번 기각하자 광주고검 영장심의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영장심의위원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올해 1월부터 전국 6개 고검에 신설된 조직으로, 경찰의 영장 신청을 검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다. 지금까지 영장심의위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나, 경찰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은 처음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5월 말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검사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의심할 만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청구하지 않자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장심의위는 “해당 녹음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검찰 의견을 수용, ‘청구 부적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영장심의위로부터 ‘영장 청구 적정’ 의견을 받아낸 전남경찰은 이번 주중 A 씨에 대한 영장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