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수칙 단속을 피하기 위해 ‘비밀 도주로’를 만들고 불법영업을 한 유흥업주 등 17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변칙영업에 나선 업주와 이를 찾아내려는 행정기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면하고 술자리를 즐기는 손님 간에 벌어지는 쫓고 숨는 모습이 코로나 시대의 풍경이 되고 있다.

4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업주 A 씨와 여성 접객원, 손님 등 총 1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10시 40분쯤 광진구 중곡동 지하 1층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하고 불법영업하거나 술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업주 A 씨는 방역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자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비밀 도주로를 만들고 불법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원이 출입문 개방 불응에 강제로 문을 여는 사이 A 씨는 1층으로 연결된 철문을 열고 사다리 계단을 이용해 손님들을 도피시켰다. A 씨는 출입구에 달린 CCTV 2개 중 1개는 인도를 향하도록 비치해 단속 동향을 파악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해당 업소는 간판불을 끈 채 입구 철문을 닫아 마치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했으며, 사전에 예약한 손님만 들어가는 멤버십 형태로 운영했다.

경찰이 도주 장소로 진입하려 하자 일부 손님은 올라오지 못하도록 입구를 막는 등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손님은 “지인을 잠깐 데리러 왔는데 뭐가 잘못됐냐”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업소 인근 주택가 거주민들로부터 “한밤중에 사람들이 드나든다”는 신고를 수차례 접수했고, 몇 주간 잠복한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유흥주점의 ‘비밀공간’은 몰래 영업의 필수재가 됐다. 지난달 27일 수서경찰서는 오후 10시 50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이중으로 된 창고에 숨어 있던 업주와 손님 등 11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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