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4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 1번 홀 세컨드샷을 한 뒤 타구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비가 4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 1번 홀 세컨드샷을 한 뒤 타구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韓-日 국제대회 경쟁력 ‘역전’

日, 10년전부터 엘리트체육 육성
金 19개로 韓보다 3배 이상 성과
좋은 성적에 내수경제까지 호재

엘리트스포츠 투자 위축된 한국
생활체육과‘동행방안’모색해야


일본이 도쿄올림픽에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은 3일까지 금메달 19개, 은 6개, 동 11개로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금메달 수는 일본 올림픽 사상 역대 최다. 일본은 특히 유도(금 9, 은 2, 동 1)는 물론 스케이트보드(금 2), 체조(금 2, 은1, 동 2), 수영(금 2, 은 1), 소프트볼(금 1), 탁구(금 1, 동 1) 등에서 고르게 금메달을 수확했다. 종합순위에서 일본은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메달 6개, 은 4개, 동 9개로 종합 10위다.

일본의 뛰어난 성적은 10년 전부터 스포츠를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과물이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건, 부흥을 꾀하면서 국민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스포츠 국제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2015년 10월 스포츠청이 문부과학성 산하에 하나의 관청으로 독립했으며 국가 경기력 향상 사업비를 2014년 48억 엔에서 지난해 100억 엔으로 2배 이상으로 올렸다. 2008년 건립한 국가대표 합숙 훈련시설 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센터(NTC)를 2013년 대대적으로 개보수했고, 2019년엔 제2NTC를 건립했다.

일본은 1964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1970년대까지 엘리트스포츠 위주의 정책을 추진했고,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엘리트스포츠보다 생활체육을 우선했다. 그리고 2011년부터 다시 엘리트스포츠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한국을 롤모델로 삼았다.

반면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엘리트스포츠의 꽃을 피웠다. 한국은 서울올림픽에서 종합순위 4위(금 12, 은 10, 동 11)에 오르며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일본(금 4, 은 3, 동 7)을 앞섰다. 한국은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열린 6차례 올림픽 중 2004 아테네올림픽(한국 9위·일본 5위)을 제외하고 종합순위에서 일본에 앞섰다. 하지만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역전됐다. 일본은 6위(금 12, 은 8, 동 21)에 올라 8위(금 9, 은 3, 동 9)인 한국에 2계단 앞섰다. 그리고 5년 뒤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메달 획득, 메달 색보다 올림픽을 위해 쏟은 노력, 땀방울은 소중하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의 뛰어난 성적, 국제경쟁력 확보는 국민에게 자부심, 기쁨, 꿈, 감동, 희망을 주고 나아가 스포츠 및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사회에 활력을 주고 국민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아사히맥주의 7월 하순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TV와 TV 녹화장치의 7월 판매량은 전달보다 40%, 50%나 상승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이 탁월한 성적을 거두면서 내수시장은 ‘특수’를 맞이했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과는 사뭇 다르다. 2015년 대한체육회(엘리트스포츠)와 국민생활체육회(생활체육)를 통합했지만 아직 하나의 체계가 자리 잡지는 못했다. 생활체육과 합쳐지면서 엘리트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은 닭과 달걀에 비유할 수 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생활체육의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 국가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면, 기업이 아마추어스포츠를 적극 후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 도쿄올림픽 양궁과 펜싱, 체조 등에서 값진 결과를 얻은 건 오랫동안 대한양궁협회, 펜싱협회, 체조협회를 지원한 기업과 선수들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한 일본은 한국체육에 좋은 교훈을 건네고 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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