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봉사활동’ 주최했는데
지지율 1~4위 주자 모두 불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대통령 선거 경선 흥행을 위해 준비한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에 당내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참해 체면을 구겼다.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 이후 이 대표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오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부인이 대참했다. 홍준표 의원은 여름휴가 중이다. 경선 시작을 앞두고 당 대표와 유력 후보 간 기 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내 후보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쪽방촌을 찾아 삼계탕과 얼음물 등 지원물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후보 등이 함께했다.

하지만 유력 주자들이 빠지면서 기대만큼의 관심도,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무리하게 일정을 잡았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봉사활동은 대선 주자들을 홍보하고 후보 간 단합을 과시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이 대표가 주도하면서 후보보다 대표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당 관계자는 “대선 캠프는 철저히 후보자 중심으로 가야 하는데, 당이 주도하려 하다 보니 기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여성부 폐지, 페미니즘, 국민의당과 합당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유력 주자들이 행사를 기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윤 전 총장 입당 후 이 대표와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8월 2일 입당’ 소식이 보도되자, 이 대표가 지방 일정을 수행해 당을 비운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했다.

이에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중간에 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일정을 급히 변경한 거로 아는데, 다시 상의를 했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현아·이후민 기자
김현아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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