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5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노동계가 총파업 등 실력 행사를 예고한 만큼 하반기 근로손실일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의 ‘e-고용노동지표’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근로손실일수는 13만210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5000일에 비해 55.4% 늘어났다. 근로손실일수는 파업·태업·직장폐쇄 등 노사분규로 인해 일하지 못한 시간을 근로일수로 환산한 지표다. 수치가 커질수록 노사 갈등으로 생산현장이 문을 닫는 일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노사분규는 총 42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노사분규(24건)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근로손실일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증가세로 전환해 전년(40만2000일)보다 37.5% 늘어난 55만 일을 기록했다.

노동계는 올해 근로손실일수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노사분규가 적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늘어나는 근로손실일수는 올해 들어서는 이미 상반기부터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회와 시위를 금지했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택배 파업 등 대규모 파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민주노총 등 거대노조는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해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오는 10월 조합원 110만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대형 파업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익이 감소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등 6개 도시철도기관 소속 노조도 오는 16∼19일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3차 파업 중이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HMM(옛 현대상선)이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해 파업 기로에 서 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코로나19로 시장 판도가 바뀌는 시기에 근로손실일수 증가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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