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보좌관 성추행 사실로
초유의 탄핵압박 정치생명 위기
한때 민주당 측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앤드루 쿠오모(63·사진) 미국 뉴욕 주지사가 전·현직 보좌관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봄셸’(bombshell·폭탄선언)이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앞세워 내년 11월 지방선거에서 4선을 노리던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초유의 탄핵 압박에 내몰리며 정치 생명을 위협받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쿠오모 주지사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거나 외모 및 성생활 관련 외설적 발언을 들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총장과 함께 준 김 전 뉴욕남부지검장 대행, 앤 클라크 변호사가 발탁돼 지난 3월 꾸려진 특검은 5개월간 쿠오모를 포함해 179명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165쪽 분량의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피해자는 관련 사실을 앞서 폭로한 주 정부 소속 전·현직 보좌관들에 외부 인물까지 더해 총 1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알려진 사례 외에도 쿠오모가 엘리베이터에서 한 뉴욕주 경찰관을 뒷목에서부터 생식기 주변까지 더듬었다는 등 새로운 사실이 여럿 공개됐으며, 최초 폭로자였던 린지 보일런 전 보좌관에 대한 쿠오모 사무실 음해 행위까지 까발려졌다. 제임스 총장은 “주지사는 연방법과 뉴욕주법을 위반했다”면서 “많은 여성이 피해 사실을 윗선에 보고하는 것에 대해 보복을 우려했다. 쿠오모의 사무실은 두려움과 협박, 따돌림으로 가득 찬 적대적 환경이었다”고 했다.
쿠오모는 즉각 “누군가를 부적절하게 만지거나 성적으로 접근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사전 녹화된 영상에서 “난 63세이며, 성인 이후 내 모든 삶은 대중에 공개돼왔다. 이건 내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매일 해왔던 일을 하는 데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할 일이 많다”며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쿠오모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 어떤 선출된 공무원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내용의 공개성명을 내고 정식 사임을 요구했고, 하원에서도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이 나왔다. CNN은 뉴욕주 상원의원 63명 중 최소 55명이 쿠오모의 사퇴에 동조했다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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