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왼쪽)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터키와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에서 승리한 뒤 크게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연경(왼쪽)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터키와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에서 승리한 뒤 크게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허종호 기자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 터키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한국의 주장 김연경(상하이)은 이날 두 차례나 주심의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3세트 24-23에서 랠리가 진행되던 중 양효진(현대건설)의 공격이 네트에 걸렸고, 주심인 하미드 알루시(아랍에미리트) 심판은 포히트 범실을 지적했다. 그러자 김연경이 네트를 흔들며 불평했고, 알루시 주심은 옐로카드를 줬다.

김연경의 항의는 4세트 2-5에서 또 나왔다. 김연경은 터키의 더블 콘택트를 주장했고, 알루시 주심은 이번에 레드카드를 꺼냈다. 상대에게 1점을 주는 징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연경의 거친 항의는 동료의 의지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터키를 상대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게 유리했던 판정을 극복하고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를 밟았다. 쉬운 승리를 예상했던 터키 선수들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국에 당한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 중 큰 목소리로 동료들의 기를 북돋웠던 김연경은 경기 후 쉬어버린 목소리로 “1세트부터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생각보다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됐다. 사실 후배들을 모았을 때 (심판) 욕도 하고 그랬다. 경고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김연경은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 수 있는 터키전을 앞두고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터키전에서 양 팀 최다 28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연경은 “경기 전에는 아무도 우리가 준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많은 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게 돼 기분 좋다. 우리가 하나의 팀이 돼 4강에 진출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9년 전에도 올림픽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어린 후배들과 함께한 도쿄올림픽 4강을 더 기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연경은 “그때는 준결승 진출의 의미를 잘 몰랐다”며 “오늘 더 큰 느낌을 받았다. 그때도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했지만 이번 대회 땐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 동료들도 고생 많이 했다. 좀 더 값진 것 같다”고 기뻐했다.
힘든 과정을 함께 견딘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고마움을 밝힌 김연경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남은 두 경기를 마무리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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