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기소 정재훈·채희봉 사장
金 연수원 동기 등에 변호 맡겨
文정부 “전관예우 근절” 무색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혐의(직권남용·배임) 등으로 기소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이 재판을 앞두고 대법원장의 연수원 동기, 우리법연구회 출신 부장판사 등 전관 변호사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 차원에서 강조해온 ‘전관예우 근절’이 무력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원전 수사를 이끌던 담당 부장검사 등이 인사 조치되면서 공소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24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정 사장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김득환 변호사, 행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김종필 변호사 등을 담당 변호사로 새로 지정했다. 기존 변호인단은 지난 3일 사임했다. 김득환 변호사는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현 대법원장과 서울법대 선후배 사이로 사법연수원 동기(15기)일 뿐 아니라 1999∼2001년과 2005∼2006년 각각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함께 지내는 등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채 사장도 정 사장과 같은 날 우리법연구회 출신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법무법인 세종 소속이자 수원지법 부장판사 출신 김경호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현 사법부 주류이자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 소속으로 파악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 사법부 주류와의 연결 고리를 의식한 수임”이라고 꼬집었다. 2019년 문 대통령이 전관 특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불공정 영역으로 확실히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관료들이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속속 선임한 가운데, 이들을 기소한 검찰은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채 사장 등을 기소한 이상현 당시 대전지검 형사 5부 부장검사는 서울서부지검으로, 손상욱 형사5부 부부장검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으로 각각 전보됐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직권남용죄는 법리 다툼이 매우 치열해 공소 유지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사를 총괄한 두 검사가 새로운 근무지 업무도 수행하면서 왕복 4∼5시간을 거쳐 검찰청과 법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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