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사용 유럽방식 대체할 듯
“숯불고기, 누룽지, 홍삼 냄새로 확인합니다.”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후각 기능 평가 검사가 개발돼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창훈·조형주·윤주헌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하종균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후각원을 도입한 한국형 후각검사법 YOF(YSK olfactory function) test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EO(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후각은 냄새를 맡는 감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우울증이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정신 질환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역할도 담당한다.
후각은 일반적으로 정신물리학적 후각 검사법을 이용해 얼마나 희미한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지(역치), 서로 다른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지(식별), 어떤 냄새인지(인지) 세 가지 측면을 분석한다.
후각을 평가할 때는 검사자가 냄새를 맡아 봤는지 경험 여부가 중요해 문화적 측면을 고려한 향료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후각검사는 유럽의 후각테스트를 한국인에 친숙한 냄새로 변경한 ‘KVSS-II’를 주로 사용했지만, 20년이 넘게 사용되면서 세대에 따른 문화적 경험이 달라져 향료 친화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상황에서 연구팀은 문화적 친숙도와 케톤(ketone)이나 산(acid) 등 주요 화학적 작용기를 고려해 12개의 향으로 구성한 YOF test를 개발했다.
이 방법은 복숭아, 스피아민트, 초콜릿, 나프탈렌 등 여러 문화권에서 맡을 수 있는 보편적인 8개 향료와 한국인에게 문화적으로 친숙한 숯불고기와 누룽지, 홍삼, 한약의 4개 향료로 구성했다.
YOF test는 KVSS-II 검사와 동등한 검사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인지검사의 경우 YOF test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 KVSS-II 검사에서 일부 향에 대한 식별 비율은 70% 미만이었지만, YOF test는 정상후각군에서 평균적으로 각 문항이 90% 이상의 정답률을 보였다.
김창훈 교수는 “YOF test의 경우 특정 작용기에만 반응이 저하되는 것과 같은 후각 저하 양상의 세밀한 분류가 가능하다”며 “후각 저하의 원인과 연관 짓는 연구에 이용할 수 있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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