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령을 받고 F-35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지난 2일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지령을 받고 F-35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지난 2일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묻힐 뻔한 ‘F-35 도입 반대 국보법 위반’ 사건

법원 “임의소환조사 먼저” 기각
증거인멸 정황… 3번 만에 발부
檢, 잇단 기각에 수사중단 고심


현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적용이 관대해지면서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 반대 국보법 위반’ 사건이 묻힐 뻔했다.

검찰은 최근 국가정보원·경찰과 공조를 통해 F-35 도입 반대 활동을 한 청주 지역 활동가들에 대해 국보법상 ‘잠입·탈출, 회합·통신’ 등의 혐의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두 차례 청구했지만, 영장판사가 임의 소환조사를 먼저 진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에서 국정원 등 수사당국은 F-35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청주 지역 활동가 4명(3명 구속) 중 2명이 2017년 중국 현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 3명을 만나는 사진과 주고받은 e메일·문건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북한 공작원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2만 달러(약 2290만 원)의 공작금을 찾아 인천공항으로 들여왔다고 수사기관은 보고 있다. 이후 이들은 2019년 8월 F-35 도입 반대, 소음피해 보상 대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북한에 밤묘목을 보내자는 ‘2022 북녘 통일밤묘목 100만 그루 보내기 운동’ 제안문을 발표했다.

국정원 등은 이를 북한 지령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수사당국은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는 손모 씨를 제외한 3명은 2일 구속돼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된 손 씨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 당국의 일방적 주장이 보도돼 유감”이라면서 구속된 다른 피의자의 북한 공작원 접촉 여부에 대해선 부인했다.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F-35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에 대해 ‘회합·통신’ 혐의만 적용한 것을 두고 국정원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등 수사 당국이 100여 명을 가동해 현장을 급습, 사진·e메일·문건 등 관련 증거물을 압수하자 세 번째 만에 국보법 4조 ‘목적수행’을 제외한 8조 ‘회합·통신’ 혐의로만 간신히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한다. 애초 대공수사 부서에선 ‘목적수행’ 적용도 검토했지만, 결국 회합·통신만 적용했다. 이를 두고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목적수행 간첩죄를 적용하지 않고 회합·통신죄만 적용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건 송치 후에도 구속 기간 내 추가로 수사해 후속 혐의를 적용, 사건을 다시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두 차례 영장 기각에 수사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에선 “피의자 인권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건에 법원이 너무 높은 잣대를 제시해 사건이 자칫 묻힐 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완·윤정선·정철순·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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