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후 웃고 영혼없는 “파이팅~”
김제덕의 ‘파이팅’과 사뭇 달라
팬 “女배구의 열정·근성 안보여”
내일 도미니카共과 3위 결정전
정말 답답했다.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한국대표팀은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며 미국에 2-7로 패했다. 전날엔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에서 2-5로 졌다. 동메달 결정전(7일)이 남았고,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으면 동메달을 차지하지만 졸전을 거듭했기에 팬들의 시선은 따갑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겨도, 6개국 출전에 딱 중간인 3위.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지만 일본에 한 번, 조별리그를 포함해 미국에 두 번이나 패해 망신살이 뻗쳤다.
특히 투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패하고도, 실책을 하고도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일본전에서 양의지(NC)는 타석에서 “파이팅”을 외쳤지만, 곧바로 쑥스럽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양궁대표팀의 김제덕(경북일고)이 눈을 부라리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파이팅”을 외친 것과는 전혀 달랐다. 더그아웃은 조용했다. 코트에서 싸우는 선수는 물론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목이 다 쉬도록 고함을 지르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여자배구팀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올림픽이건만, 야구대표팀은 국내리그에서 하던 대로 했다.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사실상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팬들의 비난은 폭주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무안타를 친 선수들에게 비장함이나 근성은 별로 느낄 수 없다” “여자배구팀은 열정, 투지, 끈기 등으로 전력 차를 극복했지만, 야구대표팀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등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비난이 쇄도하는 건 아니다. 입상, 메달 색에 관계없이 팬들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낸다. 그리고 격려, 응원을 펼친다. 그러나 야구대표팀은 산만하고, 특히 투지 없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신뢰를 저버렸다.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에 비유된다. 그런데 지난달 NC, 키움, 한화 선수들이 원정숙소에서 외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밝혀졌고, 이후 NC와 KT에서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지탄을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긴 데다, 조사를 진행한 방역당국에 거짓말해 파장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도쿄올림픽에선 가슴이 꽉 막히는 졸전으로 또다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오는 10일 프로야구 후반기가 재개되지만, 후유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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