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급 고위당직자 수차례 방문
통일부는 부인하며 선 그었지만
국정원까지 나서 회담 무게 실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고위급 당국자들이 지난달 27일 남북 간 통신선 복원 이후 열흘 사이 수차례 판문점을 방문해 시설·방역 점검에 나서며 ‘칸막이 비접촉’ 대면회담 준비 정황이 확인됐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담화 이후 남측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면회담 준비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깜짝 놀랄 ‘8월 빅 이벤트’설도 나오고 있다.

6일 복수의 국정원·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 실장급 고위 당국자와 국정원 고위 관계자가 최근 10일 사이 수차례 판문점을 방문해 방역·시설 점검에 나섰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근 통일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판문점을 방문한 것은 맞다”고 밝혔고, 국정원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방역 점검 차원으로, 회담을 위한 준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국정원 당국자까지 판문점을 찾은 것은 정부의 다각적인 회담 준비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외교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일부는 최근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 방안을 북측에 타진한 상황이지만, 화상회담에 대한 북측의 부담이 적지 않고, 회담의 효율성 등을 감안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대면회담도 고민하고 있다. 판문점 내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중앙에 대형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해 남북 간 관계자들의 출입 동선부터 분리하는 ‘완전 비접촉’ 방식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 내 공간에서 당국자 간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접촉 최소화’ 방식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면회담 준비에도 결국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실제 회담 개최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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