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할 기본권 박탈” 자영업자 전국 차량시위 예고

자영업자비대위대표 경찰 조사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야 하나”

경찰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집합금지 철회를 요구하면서 차량 시위를 벌였던 자영업자 단체의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소상공인의 절규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며 2차 차량시위 의지를 나타내 정부의 방역통제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6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김기홍 공동대표를 소환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4∼15일 이틀에 걸쳐 서울 여의도와 대학로, 상암동 일대에서 차량 400여 대를 동원해 사회적 거리 두기 집합금지 조치 철회 등을 요구한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올라간 이후 도심 내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와 시위는 불법이다.

이날 김 대표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자영업자 집회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탄압한 것이 가슴 아프다”며 “저희는 장사할 기본권을 박탈당해서 이를 알아달라고 거리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어떤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고 사고도 없었으며 차량 안에서 1인으로 평화 시위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또 “앉아서 죽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문 닫고 폐업하고 빚쟁이로 남아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차량 안에서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차량 간 거리 두기를 지킨 만큼 감염병예방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날 비대위는 정부의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와 비수도권 3단계 조치의 연장과 관련해 전국 단위의 차량 시위를 추가로 열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노래방 같은 곳은 지난해부터 1년 7개월째 영업을 못 하고 있다. 그러니 업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라며 “비대위 회원들 중 차를 끌고 나오겠다며 언제 시위하냐고 물어봐 오히려 단체 측에서 만류하는 상황이다. (분노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통제 위주의 방역정책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조 대표는 “정부가 백신 수급 및 접종률 향상에 실패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