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제적 가치는 모든 희생자에게 25만 달러라는 동일한 금액이 책정됐다. 피부양자 가치는 모든 피부양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 희생자에게 배우자가 있으면 10만 달러 추가 , 피부양자가 한 명 늘어날 때마다 10만 달러씩 추가됐다.
경제적 가치는 희생자 소득에 기반하여 책정됐다. 이 가치는 희생자의 평생 기대소득, 각종 수당 및 기타 혜택을 계산한 뒤 희생자 실효세율에 맞춰 조정해 얻은 값이었다. 이 계산법에는 희생자 나이, 정년까지 남은 햇수, 기대 소득 증가분에 대한 정보가 포함됐다.
그 결과 어떤 희쟁자에게는 다른 희생자 생명의 거의 30배에 달하는 가치가 매져졌다. 왜 이같은 차이가 났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명 가격표’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값이 매겨진다.
유엔인구기금에서 유엔 주요 사업의 수석 데이터모델러를 맡아 온 통계학자이자 보건경제학자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인간 생명의 가치 측정’이라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핵심 문제를 파고든다.
생명 가격표는 불공정할 때가 많고 젠더, 인종, 민족, 문화적 편견이 작용하며 노인보다는 젊은이, 빈자보다는 부자,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타인보다는 가족의 생명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낮은 가격이 매겨진 사람들은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 책은 인간 생명에 일상적으로 가격표가 매겨진다는 사실, 이 가격표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이 가격표는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사실, 이런 부당함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가격표가 낮게 책정된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높은 가격표가 붙은 사람들에 비해 더 큰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분야의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연아람 옮김, 328쪽, 민음사, 1만8500원.
<뉴시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