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 레이저런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와 정진화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포옹하고 있다. 2021.8.7
(도쿄=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 레이저런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와 정진화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포옹하고 있다. 2021.8.7

“그래도 다른 선수 등이 아닌, 웅태 등을 보면서 결승선을 통과해서 마음이 좀 편했습니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정진화(32·LH)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그는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둘도 없는 동생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의 이름을 말할 때 비로소 미소지었다.

정진화는 가장 오래 한국 근대5종을 지탱해온 선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 선수 역대 최고인 11위에 올라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메달 꿈을 부풀렸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13위를 했다.

그는 선배들이 만들기 시작한 올림픽 메달로 향하는 길을, 10여년간 더 고르게 닦았다.

그리고 7일 그 길은 결국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메달로 연결됐다.

언제부턴가 정진화를 넘어 한국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전웅태가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진화는 전웅태(4위)보다 유리한 위치(2위)에서 마지막 레이저 런을 뛰었으나, 레이스 중반 뒤로 처지면서 결국 4위로 결승선을 지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정진화와 전웅태는 한동안 울며 껴안았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진화는 “훈련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면서 “그 힘들었던 순간들이 다 생각나면서, 또 동생이 동메달도 따고 해서, 우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 정진화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펜싱 경기 중 기뻐하고 있다. 2021.8.7
(도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 정진화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펜싱 경기 중 기뻐하고 있다. 2021.8.7

(도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 정진화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승마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1.8.7
(도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 정진화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승마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1.8.7

숙소 한 방에서 매일 아침 함께 눈을 뜰 때마다 두 선수는 꼭 함께 포디움에 오르자고, 4위만큼은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정진화는 “4등만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국 그 4등의 주인공이 내가 됐다. 웅태와 약속을 못 지켰다”면서 “그래도 다른 선수 등이 아닌, 웅태 등을 보면서 결승선을 통과해서 마음이 좀 편했다”며 웃었다.

근대5종의 매력을 설명해보라는 말에 정진화는 자신이 4위를 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보시다시피 바로 이런 거, 순위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10등 밑에 있던 선수도 메달을 딸 수 있는 게 근대5종의 매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정진화는 진통제를 맞고 대회를 치렀다. 아쉽기도 하지만, 스스로 대견한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지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 정진화는 “오래 부상을 달고 선수 생활을 해왔다. 오늘도 진통제 약 먹으면서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받친 듯 울먹였다. 그는 “잘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고 나 자신에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3년 뒤 파리 올림픽 도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좀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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