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92)의 대표작품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으로 인해 세 동강 났다. (사진)

10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시코쿠(四國) 가가와(香川)현 나오시마(直島) 야외에 설치돼 있던 쿠사마의 작품 ‘호박’이 강풍과 파도로 인해 바다로 추락하며 파손됐다. 쿠사마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전위 설치미술가로 이번에 손상된 조형물은 쿠사마의 연작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베넷세 박물관에 따르면 이 작품은 높이 2m, 폭 2.5m 크기로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난 1994년 설치됐다. 지난 9일 오전 11시쯤 강풍과 높은 파도가 치며 작품을 고정하던 쇠장식이 빠지며 바다로 추락해 세 조각으로 갈라져 해안에 밀려왔다. 조형물을 관리하는 베넷세 박물관은 9일 정오쯤 작품 조각을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형물은 원래 태풍이 올 때는 일시적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나 갑자기 태풍 진로가 변경되며 미처 대비하지 못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가와현의 낙도였던 나오시마는 뜻있는 예술가, 건축가들의 협업을 통해 ‘현대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일본 대표 명소다. 그중 쿠사마의 작품들은 관광객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쿠사마는 정신질환자, 동양인, 여성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다. 스스로 무의식적인 예술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은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예술가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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