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공모가 90%로 시작해
상장일 장중 40만원까지 빠져
고평가 논란·차이나 리스크에
게임 대장주 자리도 위태위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초대어 가운데 하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크래프톤이 상장 첫날인 10일 오전 공모가를 밑돌면서 참혹한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IPO 대어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고평가 논란에 차이나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크래프톤 주가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시초가(44만8500원) 대비 1500원(0.33%) 내린 44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10.24% 빠진 수준이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9.94% 낮은 44만8500원에 형성됐다. 청약 흥행 실패에 따른 불안감이 시초가에 작용했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수준에서 형성되는데 가장 낮은 90% 수준에서 결정됐다. 장 초반 한 때 40만5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 원으로 국내 게임업종 상장사 중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돎에 따라 엔씨소프트를 누르고 게임 대장주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말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243 대 1을 보였고 일반청약에선 경쟁률이 7.8 대 1에 그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음에도 다른 대어급 공모주의 증거금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낮은 의무보유 확약 비율, 저조한 일반 청약, 우리사주 청약이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물량 압박이 상장 시점부터 상당할 수 있다”며 “다만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에 근접하는 40만 원 미만까지 주가가 떨어지면 강한 신규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 공모 청약 부진은 주당 50만 원에 육박하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차이나 리스크가 진행형이라는 점도 크래프톤으로선 큰 부담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는 지난 3일 ‘정신적 아편(마약)으로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온라인 게임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면서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이기도 한 중국 텐센트를 콕 집어 거론했다. 이후 텐센트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에서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