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대수 많아야 매출 늘어
보닛도 안열어보고 합격도장
“10만 원이면 자동차 검사 합격 무조건 보장합니다.”
2006년식 볼보 XC90 소유자 A 씨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다가 브레이크 압력이 낮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차를 수리하러 정비소에 간 A 씨는 “수리비용은 90만 원인데 10만 원 주면 정기검사를 통과시켜주겠다”는 정비업자의 말을 듣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정기검사 때마다 민간 검사소에서 대행업자를 통해 검사를 받고 있다. 5만 원 안팎인 종합검사 비용보다는 비싸지만 불합격 우려가 없어 불법인지 알면서도 정비업자를 이용하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민간 검사원들은 국민 생명과 환경오염에 직결되는 자동차 검사가 무방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검사원 B 씨는 “민간 사업장에서 일하는 검사원 중 불법 검사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원 C 씨는 “민간 검사소는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곳”이라며 “브레이크가 안 나오면 후진 기어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꼼수를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진오일이 철철 흐르고 범벅이 돼도 그냥 합격 처리해준다. 도로에서 차량이 불타든 말든 상관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자동차 보닛을 열지 않고 합격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검사원 D 씨는 “합격 도장이 1분도 안 돼 나오는 걸 봤다. 이런 경우 대포차가 들어와도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
민간 검사원들은 불법검사가 만연해지는 구조에 대행업체가 자리하고 있다며, 사업주로부터 ‘무조건 합격 처리’를 강요당한다고 강조했다. B 씨는 “사업주는 검사 대수를 늘려야 매출이 늘어나서 무조건 대행업체에 맞춰주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C 씨는 “민간 검사소의 과반이 대행업자를 끼고 운영하는데, 대행업자들이 불법 차량을 너무 많이 가져온다”고 토로했다. 사업주와 갑을 관계에 있는 검사원들은 불법 검사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간 자동차 검사소의 부적합 판정 비율은 한국교통안전공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 검사소와 민간 검사소의 자동차검사 부적합률은 각각 24.2%, 18.5%다. 최근 5년간 부적합률은 공단이 25.6%지만 민간은 17.5%에 그쳤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보닛도 안열어보고 합격도장
“10만 원이면 자동차 검사 합격 무조건 보장합니다.”
2006년식 볼보 XC90 소유자 A 씨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다가 브레이크 압력이 낮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차를 수리하러 정비소에 간 A 씨는 “수리비용은 90만 원인데 10만 원 주면 정기검사를 통과시켜주겠다”는 정비업자의 말을 듣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정기검사 때마다 민간 검사소에서 대행업자를 통해 검사를 받고 있다. 5만 원 안팎인 종합검사 비용보다는 비싸지만 불합격 우려가 없어 불법인지 알면서도 정비업자를 이용하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민간 검사원들은 국민 생명과 환경오염에 직결되는 자동차 검사가 무방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검사원 B 씨는 “민간 사업장에서 일하는 검사원 중 불법 검사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원 C 씨는 “민간 검사소는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곳”이라며 “브레이크가 안 나오면 후진 기어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꼼수를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진오일이 철철 흐르고 범벅이 돼도 그냥 합격 처리해준다. 도로에서 차량이 불타든 말든 상관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자동차 보닛을 열지 않고 합격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검사원 D 씨는 “합격 도장이 1분도 안 돼 나오는 걸 봤다. 이런 경우 대포차가 들어와도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
민간 검사원들은 불법검사가 만연해지는 구조에 대행업체가 자리하고 있다며, 사업주로부터 ‘무조건 합격 처리’를 강요당한다고 강조했다. B 씨는 “사업주는 검사 대수를 늘려야 매출이 늘어나서 무조건 대행업체에 맞춰주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C 씨는 “민간 검사소의 과반이 대행업자를 끼고 운영하는데, 대행업자들이 불법 차량을 너무 많이 가져온다”고 토로했다. 사업주와 갑을 관계에 있는 검사원들은 불법 검사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간 자동차 검사소의 부적합 판정 비율은 한국교통안전공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 검사소와 민간 검사소의 자동차검사 부적합률은 각각 24.2%, 18.5%다. 최근 5년간 부적합률은 공단이 25.6%지만 민간은 17.5%에 그쳤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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