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작년 지원목표 16조9000억 중
7조7577억 집행에 그쳐
채권안정펀드,우량채에 지원
“코로나 위기 극복 외면”지적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 등을 지원하라고 예산을 받은 산업은행이 정작 배정된 정책자금의 절반도 집행하지 않아 민생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 설립을 위해 출자한 예산이 이름과 달리 과도하게 우량채에 집중 지원돼 코로나19로 고통받은 저신용 기업들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간한 ‘2020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된 ‘코로나19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의 집행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들 지원을 위한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세 차례에 걸친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모두 175조 원+α 규모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중 산업은행이 지난해 배정받은 목표 지원액은 16조9000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7577억 원만이 집행돼 집행률이 45.9%에 그쳤다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예정처는 특히 SPV 설립을 위해 출자한 예산이 이름과 달리 우량채에 집중 지원됐다고 평가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저신용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실시한 SPV 운용은 AA등급과 A등급 기업에 집중됐다. SPV의 우량 등급(AA등급) 회사채 매입 비중은 30%로 설정돼 운영돼 왔는데, 지난 5월 말 기준 총 매입규모 3조3781억 원 중 우량채 매입 규모는 목표를 넘은 1조600억 원(31.4%) 규모였다. 게다가 지난 4월 기준 비우량채 가운데 상위등급에 속하는 ‘A등급’ 회사채 매입액은 1조6961억 원으로, AA등급과 A등급을 합친 매입비중이 82.0%에 달했다.

예정처는 산업은행이 30.0% 집행률을 보인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우량채를 위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지원목표가 신용도가 높은 기업에 집중된 점을 지적했다. 예정처는 “2021년 5월 말 기준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집행실적은 2조4350억 원에 불과해 운용 목표인 20조 원 대비 12.2%만 집행했다”며 “비우량채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SPV에서도 우량채 매입 비중을 30%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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