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공주’ 김여정이 지난 1일 ‘한·미 연합훈련 중단’ 협박에 이어 10일 ‘주한미군 철수’ 압박 담화에서 “배신적 처사”라며 남한 당국자를 맹비난하며 막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남북 통신선을 끊은 직후 김여정은 6·13 담화에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깨깨(몽땅) 받아내야”라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6·15 기념사를 일컬어 “파렴치한 배신”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도대체 김정은에게 무슨 언질과 약속을 했길래 김여정이 입만 열면 배신자 소리를 해대는지 궁금하다.
북한이 청와대와 정부에 하는 막말 행진은 우리 국민에 대한 멸시로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김여정이 ‘삶은 소대가리’ ‘인간 추물’ ‘똥개’ 등 온갖 악담과 욕설을 쏟아내는 데도 문 정부는 항의조차 않는 굴종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평화를 구걸하는 ‘구걸외교’, 국격 추락을 감수하는 ‘굴욕외교’, 6·25전쟁 때의 ‘항미원조(抗美援朝)’ 망상을 버리지 않는 중국과, 동맹인 미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온 정부의 시대착오적 외교정책이 ‘안보 붕괴’를 자초해 우려스럽다.
이 정부가 ‘구걸·굴욕·균형’ 외교에 집착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이다. 평화외교·평화안보는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결과 구걸외교·굴욕외교로 전락하고 있다. 북으로부터 연신 ‘배신자’ 소리를 듣고도 대꾸조차 못 하는 평화외교는 망상에 불과하다. 치밀하게 기획된 북한의 기만적 심리전에 의한 미끼를 덥석 물고 감지덕지한 정부는 지난 4월 이후 10여 차례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으로 이뤄낸 눈부신 성과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정보 당국과 대북 정책 부서의 무능함에 할 말을 잊게 된다. 급기야 여권 의원 74명이 ‘연합훈련 반대’ 연판장까지 돌리며 김 씨 남매 비위를 맞추는 ‘열성과 성의’를 보였는데도 돌아온 것은 ‘배신자’란 막말이었다.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선제 핵 타격’을 정당화하며 문 정부를 가지고 논 김여정이 왜 ‘배신자 프레임’을 들이대는지 해명해야 한다.
미측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합훈련의 핵심인 야외 실기동훈련(FTX)을 3년째 하지 않는 바람에 한·미 연합작전 태세 유지를 위한 기본 프레임인 작계 5015 시스템은 소리소문없이 붕괴되고 있다. 남북평화쇼란 정치적 이벤트를 위해 국가 안보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결과물인 9·19군사합의는 6·25전쟁 후 정전협정 체제에서 총성과 포성, 즉 부대 훈련과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된 적이 없던 대한민국에 초유의 안보 공백기를 만들었다. 평시에 제대로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전시에 영토를 적에게 헌납하는 군대가 될 수밖에 없다. 훈련 없는 군대와 동맹 약화는 국가멸망의 징조다. ‘쌀 대신 핵무기’를 택한 북한 김정은 체제는 지금 사상 초유의 경제 파탄에 처해 내부 폭발 지수가 한계치에 이르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대남 위협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내년 한국 대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상적인 훈련으로 연합대비태세를 철저히 해야 북한의 오판과 폭주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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