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잔액 1040조… 계속 증가
금리 인상이 대안 꼽히지만
실제 추세반전 효과는 의문
“집값 해결 안되면 백약 무효”
‘자산버블 현상’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자금시장 혼란은 제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부동산 ‘영끌·빚투’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로 억제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시장은 당국의 계획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 원으로, 7월에만 9조7000억 원이 늘었다. 7월 증가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 수요가 늘면서 대출을 받아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 사람도 급증했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의 7월 말 기준 잔액이 280조8000억 원으로, 월 중 3조6000억 원이 증가했다. 6월의 증가 폭(1조3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27조1000억 원이 새로 유입되면서 6월(-19조1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은행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다. 지난 6월 32조1000억 원 증가했던 단기자금 성격의 은행 수시입출식 예금은 7월에는 6조5000억 원 감소했다. 정기예금도 6월 3조2000억 원이 늘었지만, 7월에는 1조3000억 원으로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 때문에 7월 은행 수신 증가 폭도 2조5000억 원에 그쳐 34조5000억 원이 증가했던 6월에 비해 축소됐다.
이처럼 시중 자금은 여전히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맴돌고 있다. 이 때문에 폭주하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 않고는 자산시장 버블 현상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택가격 폭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무주택자와 ‘2030 젊은 세대’들이 영끌·빚투로 주택 구입과 주식·가상화폐 시장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자산시장에 계속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만이 자산시장의 거품을 걷어낼 수 있는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 시그널이 시장에 이미 전파된 상황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만으로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가계부채 문제는 결국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세금과 대출 등 수요 억제책에서 공급 확대와 교통 인프라 혁신 등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면 가계대출 증가세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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