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택 작가의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2050년 가상현실(VR) 학교 ‘학당’을 배경으로 한다. 중·고등학교가 통합된 세계 최초의 완전몰입형 교육시설이다. 학생들은 모두 자신만의 ‘아바타’로 등교를 하고, 수업을 받고, 동아리 활동도 한다. 이 가상의 학교에 종종 알 수 없는 유령 같은 모습이 목격되고, 그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유령의 정체성은 다름 아닌 장애를 가진 아이들. ‘정상’이라 일컬어지는 현실 세계에서 배제된 존재들을 대변한다. 소설은 그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완전 슈뢰딩거의 아이들이야. VR라는 미시 세계에서 확률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 애들은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건 더더욱 아니야. 우리가 보지 않고 있을 뿐이지.” 무거운 주제지만, 경쾌한 성장 소설이다. 재미와 가벼움을 소설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는 최 작가는 이 작품을 “청소년 범죄 소설”이라 부른다. 그러나 책은 초등학생 때부터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던 최 작가가 느낀 소외, 그리고 교육과 기술에 대한 사유와 철학이 오롯이 담겼다. 가볍고 재밌게,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꺼낸다. “왜 유령이어야 하죠?” “그들은 유령이 아니다” “그냥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화자의 말처럼, 소설은 최 작가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이며, 동시에 미래 교육과 학교 시스템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 “학교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우리의 현재는 과거보다 더 나아졌나요?” 한국 최초의 장편 과학소설(SF)을 쓴 문윤성 작가를 기리는 ‘문윤성 SF 문학상’의 첫 회 대상 수상작으로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달리 바라보게 만드는 성공적 SF”라는 평을 들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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