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극복 의사 황여사 뜻으로 제정
도쿄대회서 ‘아임 파서블’로 대체
日,‘유산’남기려 후원하고 만들어

국내체육계 “개최국의 오만·횡포”


도쿄패럴림픽에서 ‘황연대성취상’이 사라진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도쿄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오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패럴림픽에서 패럴림픽의 상징 중 하나인 황연대성취상을 없앴다.

황연대성취상은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의사가 된 황연대 여사가 1988 서울패럴림픽 때 국내 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IPC에 쾌척하면서 제정됐다. 황연대성취상은 하계·동계패럴림픽 폐회식에서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평가된 남녀 선수에게 주어지는 사실상 MVP이다. 서울패럴림픽부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까지 남녀 14명씩 총 28명이 황연대성취상을 받았다.

13일 장애인체육계에 따르면 도쿄패럴림픽에선 황연대성취상이 아닌, 일본의 재정 후원을 받는 아임파서블 어워드가 주어진다.

일본과 도쿄패럴림픽조직위가 황연대성취상을 폐지하고 아임파서블 어워드 신설을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도쿄패럴림픽조직위는 아임파서블 어워드를 도쿄패럴림픽의 ‘유산’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고, 도쿄패럴림픽조직위는 IPC에 아임파서블 어워드의 재정 후원까지 제안했으며, 약 2억 원을 마련했다. 도쿄패럴림픽 개막에 앞서 이미 아임파서블 어워드 수상자 2명 중 1명은 개최국 일본의 선수로 내정됐다. 아임파서블 어워드가 다음 패럴림픽에서도 주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연대 여사의 아들인 정성훈 씨는 13일 “일본이 도쿄패럴림픽 황연대성취상 시상을 반대했다고 들었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상이 중단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씨는 “어머니께선 일제강점기를 겪으셨기에 도쿄패럴림픽에서 의미 있는 시상이 이뤄지길 바라셨다. 지금도 그동안 황연대성취상을 수상했던 선수들로부터 종종 연락이 온다. 상을 받아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 열심히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는데, 이번에 시상을 못하게 돼 무척 아쉬워하신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패럴림픽의 전통인 황연대성취상 대신 자국 ‘입맛’에 맛는 아임파서블 어워드를 시상하는 건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장애인체육계의 한 원로는 “도쿄패럴림픽처럼 황연대성취상이 없어지고 패럴림픽 때마다 개최국이 다른 상을 시상하게 된다면 그 상의 권위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황연대성취상을 없앤 건 도쿄패럴림픽 개최국의 오만이자 횡포다. 황연대성취상이 2022 베이징패럴림픽에서부터 다시 시상되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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