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산안창호함 ‘전략적 의미’

계약 13년만에 국산화율 76%
특유의 은밀성·파괴력 더해져
기뢰 · 어뢰 · 유도탄 등 탑재
핵심표적 정밀타격 능력 보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추고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해군의 첫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은 그동안 우리 해군이 운용해 온 다른 잠수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SLBM은 잠수함 특유의 잠함 능력과 수중발사체계가 가지는 은밀성에 탄도미사일의 파괴력이 더해져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불시에 적을 위협하고 때에 따라선 ‘2차 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 때문인지 북한도 2019년 7월 3000t급으로 보이는 잠수함의 외양을 공개했었고, 그해 10월 초엔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일대 사변”이라 칭한 SLBM인 ‘북극성-3형’ 발사를 시도해 성공한 바 있다. 기존에 해군이 운용하던 장보고-I(장보고함)과 장보고-II(손원일함)는 각각 1200t급과 1800t급이었다.

군은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수중 사출 시험까지 사거리 1000㎞ 이상인 수상함용 현무-2C를 기반으로 SLBM(이름 미정)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잠수함에 탑재 후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에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00t급 중형 잠수함 1번함인 도산 안창호함은 SLBM 발사관이 6개인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의 수직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도산 안창호함은 길이 83.5m, 너비 9.6m에 잠항 시간을 늘려주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도 갖췄다. AIP에 국산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수중에서 수주 이상 작전할 수 있게 됐다. 400m 이상의 깊이에서 잠항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합금강 기술도 갖췄다. 수중에서 훨씬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 해군 잠수함의 작전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h),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도산 안창호함은 기뢰, 어뢰, 유도탄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해 지상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했다.

한편 2008년 1월 기본설계 계약 후 13년 만에 세계 12번째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을 독자 개발해 잠수함 선진국들이 세계적 모범사례로 극찬하는데도 방위사업청이 8개월 납기 지연을 이유로 무려 900억 원대의 개발업체에 지체상금(납기지연에 대해 부과하는 벌금)을 과도하게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도산 안창호함의 당초 해군 인도 예정일은 지난해 12월 15일이었지만 사업에 참여한 한 중소업체가 ‘어뢰기만기 발사장치 성능미달’로 8개월 지연됐다는 이유로 체계개발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 900여억 원의 지체상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잠수함 최고전문가인 문근식 전 방사청 잠수함사업팀장은 “잠수함 선진국들도 잠수함 독자 개발 시 납기지연 및 천문학적 추가비용 발생 사례가 빈번한데, 한국이 13년 만에 76%의 국산화율을 달성한 것은 세계적 모범사례”라며 “도산 안창호함에도 ‘성실한 연구개발 수행 인정제도’를 소급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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