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당한 뒤 2차 가해에 시달리던 공군 여(女)중사가 극단선택을 한 사건이 불과 3개월 전 일인데, 이번엔 해군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해군 여중사는 지난 5월 27일 회식 중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부대 주임상사에게 알렸지만, 가해자에겐 주의조치만 내려졌다고 한다. 이에 여중사는 지난 7일 부대장에게 직접 피해 사실을 보고해 이틀 후 타 부대 파견 조치가 내려졌는데, 지난 12일 극단 선택을 했다. 피해자 신고 뭉개기, 2차 가해 발생, 부대 교체 후 피해자의 극단 선택을 한 것이 판박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공군 여중사 사건으로 성추행 엄단 방침이 하달되는 등 전군이 초비상 상황일 때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기강이 얼마나 엉망인지 보여주고도 남는다. 지난 5월 21일 공군 여중사의 극단 선택 후 공군참모총장이 사퇴했고, 국방부는 전군에 성폭력 특별신고기간(6월 3∼30일)을 선포하는 등 난리를 쳤다. 그런 와중에 해군에서 유사 사건이 재발했고, 국방부 직할 부대에서 현역 육군 준장이 부하 여군무원을 성추행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이던 지난 6월 6일 공군 여중사 추모소를 찾아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군의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병영문화 폐습을 바로 잡겠다”고 약속했다. 동행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도 지시했다. 그러나 헛말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국방장관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 이번에도 온갖 핑계를 둘러대고 책임을 아래로 전가하면 기강은 더 무너져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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