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군 탈레반, 북부 최대도시까지 장악하며 수도 카불 함락 코앞
美 바이든, 요원 대피 위해 미군 증원하지만 철군입장은 유지


아프가니스탄 북부 최대 도시가 반정부 무장조직 탈레반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지 하루 만에 함락됐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지면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아프간 철수 작업이 긴박해지고 있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안전한 철수를 위해 기존보다 1000명 늘어난 5000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일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달 말까지 예정된 미군 철수 입장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장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마자르-이-샤리프를 함락했다. 해당 도시가 위치한 발흐주의 한 의원은 정부군이 먼저 항복해 친정부 민병대 등의 사기가 떨어져 탈레반의 공격에 굴복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정부군 통제 지역은 중부·동부 지역 일부만 불과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공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은 최근 2·3대 도시 칸다하르와 헤라트를 장악하면서 34개 주도 가운데 24개를 점령한 상태로, 카불에서 불과 11㎞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의 아프간 철수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 내 내 미국 요원의 안전한 감축을 위해 기존 계획보다 1000명 늘린 5000명의 미군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이 임무를 방해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인 아프간전을 종식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수에 따른 탈레반의 세력 확장이 빨라진 데 대해서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5월 1일을 철군 시한으로 탈레반과 합의하고 이미 미군을 2500명까지 줄인 상황에서 정권을 물려받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으로 돌렸다. “나는 군대를 안전하게 철수시켜야 할지, 다시 싸우기 위해 늘려야 할지 선택지에 직면했다”면서 “아프간 주둔 문제를 다루는 4번째 대통령이 됐는데, 나는 이 전쟁을 5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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