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8% 이상 재정확대 필요”
내년 예산 600조 넘을 가능성
재정건전성 지표 악화 불가피


문재인 정부가 편성하는 마지막 예산(총지출)도 ‘초(超)슈퍼 예산’으로 짜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확장 편성’을 지시했기 때문에 행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 간에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국회와 경제 부처에 따르면, 당정은 내년 예산안에 대해 다음 주부터 당정협의 등을 마친 뒤 오는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총지출 규모를 600조 원 안팎으로 편성한 내년 예산안 초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당국인 기재부가 사상 최초로 600조 원이 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에서 나오는 총지출 대폭 확대론이 갈수록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경제 부처에서도 “최근 당정 관계를 고려하면 결국 민주당의 뜻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우리 당 입장에선 8% 이상의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어려운 시기에 글로벌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과감한 재정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민주당이 주장한 8% 증가율을 적용할 경우 내년 예산은 600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올해 본예산 기준 예산이 558조 원이었기 때문에 예산 증가율이 7.6%를 넘으면 600조 원을 넘어선다.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예산 증가율은 2018년 7.1%,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 등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통합재정수지, 관리재정수지, 국가채무 등 재정 건전성 지표다. 총지출이 늘어난 상태에서 총수입이 증가하지 않으면 각종 재정수지 악화와 국가채무 급증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일각에서 내년 총지출을 많이 증가시키려고 총수입 전망치를 늘리는 꼼수를 쓰려고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내년 국세수입을 포함한 총수입은 어차피 전망치이기 때문에 일단 전망치를 높게 잡아서 눈앞의 재정 건전성 지표 악화는 막고, 총지출은 크게 늘리자는 뜻이다.

경제 부처 관계자는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전통적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조해동·송정은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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