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저수 용량 35%도 못미쳐
4000만 인구 물공급 차질 우려


미국 연방정부가 16일 미 최대 저수지인 미드 호수(사진)가 ‘물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공식 선언했다. 1936년 후버댐을 준공해 콜로라도강을 흐르는 물을 막아 이 인공 호수를 만든 이후 처음 있는 일로, 4000만 인구의 젖줄이 조만간 말라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내무부 산하 개간국(USBR)은 이날 향후 24개월간 강의 수위에 대한 최신 전망을 발표하면서 미드 호수의 저수위가 전체 용량의 35%에 불과한 1068피트(약 325m)에 못 미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일에는 더 낮은 1065.85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 서부 지역이 이번 세기 들어 최악의 가뭄에 맞닥뜨리면서 미드 호수가 마지막으로 꽉 차 있던 때는 20년 전이었고, 1999년 이후 수위가 지속해서 낮아져 왔다. 내무부의 수자원 및 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타냐 드루히요 차관보는 “우리는 가뭄과 이상기온, 광범위한 산불, 일부 지역에서의 홍수와 산사태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젠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남서쪽으로 1450마일(약 2333㎞)에 걸쳐 흐르는 콜로라도강의 연평균 유량은 지난 세기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물·과학 수석 연구원인 브래드 우달은 WP에 “2000년에 스위치가 뒤집혔고, 지금의 강은 20세기와는 전혀 다르다”며 “현 상황을 설명하는 데 ‘가뭄’이란 단어는 더 이상 적절치 않고, 건조화가 장기적이거나 또는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건조지대화(aridification)’로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겨울 로키산맥에 평년과 같은 양의 눈이 쌓였지만, 기온 상승으로 흙이 너무 건조해진 탓에 녹은 눈이 강으로 흘러들어 가기 전에 지표면으로 흡수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4~7월 사이 산에서 호수로 유입된 물의 양은 평균 대비 26%에 불과했다.

당장 미드 호수의 물 부족 사태로 미국 내 7개 주 4000만 명에 대한 물 공급이 위협받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지역은 애리조나주다. 이 지역에선 콜로라도강에서 흘러오는 평소 공급량의 30%, 주 전체 물 사용량의 8%가 줄어들게 돼 농부들이 경작지 40%를 감축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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