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최대 22㎞·동서 350㎞
과거 ‘실크로드’로 사용됐던 곳
中 일대일로 교역로 개척 요충지
탈레반에겐 中 지원받는 통로
경제·군사적으로 중요성 커져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하자 일제히 와칸 회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탈레반의 교류가 가시화하면서 양국 간 이동통로인 와칸 회랑의 경제적·군사적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에 위치한 이 회랑은 남북 16∼22㎞, 동서 350㎞ 길이로 동쪽 끝은 중국의 신장 자치구와 연결된다. 과거 중국과 서역을 오가는 실크로드로 사용됐던 이 회랑은 19세기 남하하던 러시아와 인도·파키스탄 지역을 지배하던 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완충지대가 되면서 당시 카불 왕국이 관할하게 됐다. 이후 해발 4900m 전후의 고지대인 데다 협소한 이 회랑은 전략적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도 이 지역의 신장 독립세력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 지역의 군사적 사용을 꺼려왔다.
하지만 국제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은 이 지역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2008년 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국과 영국이 전쟁물자 보급을 위해 이 지역을 개방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던 중국이 2009년부터 국경 10㎞ 근처까지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한 것. 중국이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회랑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중국은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과의 경제 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면서 와칸 회랑을 통과하는 중국∼아프간 연결 도로망 건설도 결정했다. 이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 과다르 항구와의 연결될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으로서도 중국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회랑 지역은 탈레반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스마일파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지난 7월 초 이 지역에 사절단을 파견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세력의 유입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이 인근 타지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대거 망명을 신청하면서 조용하던 지역 내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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