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전력수급 안정에 필수적
탈원전 정책 한계점 고스란히


원자력안전위원회가 4개월여 만에 경북 울진 한울 원전 3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7∼8월에만 정비 중이던 원전 4기가 연달아 투입되게 됐다. 지난주 이후 날씨가 선선해지며 전력난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수급 안정성을 위한 원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탈(脫)원전 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잇따른 수급 예측 오류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18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전날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임계(원자료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지속돼 중성자수가 평형을 이루는 상태·재가동)를 허용받은 한울 3호기는 곧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총 24기 중 17기인 가동 원전은 18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7월 말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멈춰 있던 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 등 원전 3기를 7월 잇따라 투입해 겨우 공급 공백을 메꿨다. 설비 기준으로 원전 비중이 18.2% 정도인 지금도 폭염에 원전을 조기 재가동하는 등 초비상이 걸리는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약 10%까지 고꾸라지는 2034년에는 안정적 수급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원전 1기가 대략 1GW 정도 되는 대용량 발전인 만큼 1기라도 고장 나면 수급에 차질을 빚는다.

전망치가 계속 빗나가면서 정부 정책 신뢰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무더위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해 7월에는 정비 중이던 원전을 부랴부랴 고쳐 투입하더니 전력피크라던 8월 둘째 주의 경우 막상 뚜껑을 열자 수요가 정부 예상치를 밑돌았다. 정부는 당초 최대전력 수요를 94.4GW, 예비력(여유분)을 4.8GW로 내다봤는데, 9∼13일 예비력은 12.6∼18.3GW였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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