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反文진영 충성도 높지만
‘집토끼’만 집중하는 행보 한계
경제상황·청년실업·부동산 등
민생 직결된 이미지 구축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 정권 교체를 바라는 반문 진영에서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중도층의 지지율이 점차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중도·탈 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자처한 만큼 중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어젠다 세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19일 나온다.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직 사퇴 직후인 3월 2주차에 높은 기대감을 얻으며 보수층 42% 중도층 30%의 지지를 얻어 전체 지지율 24%를 기록한 뒤 국민의힘 지지층의 견인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의 지지율은 3월 2주 64%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4월 1주 58%, 4월 3주 56%, 5월 1주 54%, 6월 1주 53%, 7월 1주 60%, 8월 1주 51% 등 견고한 지지를 보였다. 반면 중도층의 지지율은 3월 2주 30%, 4월 1주 24%, 4월 3주 30%, 5월 1주 22%, 6월 1주 24%, 7월 1주 23%, 8월 1주 16% 등으로 하락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의 의뢰로 실시한 20대 대선 여론조사(13∼1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4명,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전 총장 지지자의 72.1%는 “지지하는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하면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해 윤 전 총장 지지자의 당 충성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같은 문항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자는 64.7%가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후보 충성도’가 좀 더 높은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이런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집토끼’에만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은 투쟁력과 강한 이미지는 충분히 주고 있는데 중도 어젠다를 선점하는 데에 실패했다”며 “경제 상황, 청년실업, 부동산 등 중도층이 가장 문제시하는 어젠다에서 본인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구호 같은 것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당 경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중도를 의식하는 행보를 과감하게 보일 필요가 있다”며 “옳은 건 옳다, 그른 건 그르다고 과감히 말하는 모습이 본인의 캐릭터와도 더 잘 맞는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중도층은 미래 지향적 어젠다를 갖고 민생과 직결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을 선호한다”며 “이대로라면 당의 후보는 될지 몰라도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은 많이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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