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쿠바서 첫 발견된 질환
충격파 노출된 듯한 뇌손상 관찰
美 ‘안보 공격’ 간주 대응하기로


쿠바·중국·러시아 등에 파견된 미국 관리들에게서 잇따라 나타난 원인 불명의 괴질이 독일에서도 확인됐다. 쿠바에서 처음 발견돼 ‘아바나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질환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정부는 이를 자국에 대한 ‘안보 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응에 나섰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를린에 파견된 미국 관리 최소 2명이 최근 몇 달간 메스꺼움과 심한 두통, 피로, 불면증, 귀 통증, 무기력 등을 겪었고, 일부 관리는 업무에까지 지장을 받았다. 피해자 중 일부는 사이버 보안, 가스 수출 등 러시아 관련 문제를 다루는 외교관이나 정보 요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내무부 산하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의 토마스 할덴방 청장은 “허위 정보부터 스파이, 해킹에 이르는 러시아의 독일 내 적대 행위는 냉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방법과 수단이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측은 “러시아에 혐오적인 선전기관들이 가짜 뉴스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16년 쿠바에서 처음 확인된 아바나 증후군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스파이들의 놀이터’가 돼 온 오스트리아에선 20여 명의 미국 관리가 한꺼번에 이 괴질을 앓았는데, 첫 발견 이후 5년 새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밖에 폴란드와 조지아, 워싱턴DC 등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례들이 보고됐다. 이들에게서는 큰 폭발로 인한 충격파에 노출된 사람에게 볼 수 있는 뇌 손상이 관찰됐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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