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속 100만 관객돌파 - 영화 ‘싱크홀’의 두 남자

23일 기준 한국영화 3총사가 박스오피스 1∼3위를 견인하고 있다. 이날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위 ‘인질’, 2위 ‘싱크홀’, 3위 ‘모가디슈’ 순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영화의 저력과 희망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 중 ‘싱크홀’은 ‘재난+코미디’라는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장르로 관객에게 다가서는 데 성공했다. 지난 11일 개봉해 누적관객 약 165만 명. 이번 주말쯤에는 ‘모가디슈’처럼 200만 돌파도 기대된다. ‘100만’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넘어선 후 주연배우 차승원과 이 영화의 제작사 더타워픽쳐스의 이수남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둘 다 겨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 제작자 이수남

개봉전까지 별 움직임 없다가
미친듯이 예매율 높아져 놀라
새벽 4시에야 잠들 수 있었다


글·사진=김인구 기자

“전작 ‘타워’와는 달라야 했다. 재난에 빠진 인물들의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 ‘싱크홀’의 제작자인 이수남 더타워픽쳐스 대표는 개봉 전날까지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김지훈 감독과의 재난 영화 ‘타워’(2012) 이후 실로 9년 만의 개봉작. 더구나 극장은 코로나19로 최악인 상황. 한국상영관협회의 결단으로 총제작비의 50%를 보장받았지만 제작자로서 부담이 컸다. 자칫하면 총제작비 약 150억 원을 허공에 뿌릴 수도 있었다.

“개봉 하루 전 오전까지도 별 움직임이 없다가 오후 들어 미친 듯이 예매율이 오르더라. 오후 늦게부터 새벽 1시쯤까지 예매가 약 7만8000장. 새벽 4시쯤에야 비로소 잠깐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코로나19라는 환경도 걱정이지만 ‘싱크홀’은 내부적으로 그보다 더 도전적인 과제를 안고 있었다. 재난과 코미디의 결합. 서로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두 장르를 섞어서 공개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노력의 시간이 흘렀다.

“영화를 만들 때 걱정하면서 만들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관객들과 어떤 지점에서 만날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 재난이 많지 않은가. 재난에 부딪혔을 때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재난 영화는 ‘타워’로 경험해 자신이 있었다. ‘화려한 휴가’(2007)도 재난 영화 플롯이 들어가 있어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에 재난을 다룬다면 그건 반드시 새로움이 있어야 했다.

“한국 사회가 재난을 맞았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희망적으로 탈출하는 걸 보여주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비극인데 희극적인 부분, 싱크홀 내부의 인물들에게 관객을 집중시키고 싶었다.”

종종 한국영화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신파는 되도록 뺐다. 관객을 억지로 울리지 말자는 원칙을 세웠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신파적 표현이 더 많았다. 촬영도 했다. 그러나 편집 과정에서 과감하게 편집했다. 김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여기엔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등 주연배우들의 호흡이 큰 몫을 했다. 특히 차승원은 자기 일처럼 마케팅을 걱정했다. “차승원 씨는 우리 제작사 직원 같았다. 선배로서 현장을 잘 이끌어줬다. 그게 팀워크가 됐다.” 김 감독과의 파트너십은 17년이 됐다. 충무로에선 ‘부부 사이’ 같은 관계로 유명하다. “김 감독과 만나서 일한 것은 2000년쯤부터다. 믿을 수 있는 감독이다. 때론 영화를 보는 관점이 다를 때도 있지만 깊은 배려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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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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