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연구원들이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연구원들이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3社 컨소시엄·큐라티스, 코로나 백신 자립 속도전

셀트리온, 美트라이링크와 협업
“변이대응 차세대 백신 만들 것”

한미·녹십자·에스티팜은 연합
임상개발·완제생산‘역할 분담’

큐라티스, 가장 빠른 속도 보여
‘QTP104’ 임상 1상 계획 승인


코로나19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면서 사라지지 않고 늘 생활 주변에 머무르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의무적으로 한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시대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글로벌 제약 기업이 개발한 백신 확보에 장기간 애를 먹는 가운데 결국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백신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백신이 상용화 전 단계인 임상 3상까지 진입하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과거 독감 백신 등에 사용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메신저리보핵산(mRNA·전령 RNA) 개발도 한창이다. 코로나19 mRNA 백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에 성공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중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한창인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체결하고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트라이링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mRNA 플랫폼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업체로,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고유의 벡터와 3세대 캐핑기술(클린캡)을 보유한 회사다. 양사 계약에 따라 트라이링크는 독자적인 기술 등을 활용, 셀트리온에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지난 2월 기술 주권을 강조하며 “(한국의 백신) 기술 자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셀트리온이) 백신까지 진출할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mRNA 백신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트라이링크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유행하거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우선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주력하면서 mRNA 공정 설비를 구축해 대규모 임상 3상 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체 특허 기술을 이용한 mRNA 플랫폼 개발을 통해 코로나19뿐 아니라, 항암 등 다른 질환까지 기술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국산 1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백신 개발에까지 뛰어들면서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나선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곳은 큐라티스다. 큐라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QTP104’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아이진은 ‘EG-COVID’로 임상 1·2a상 계획을 신청한 후 식약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b·3상은 해외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 GC녹십자, 에스티팜 등 3사는 mRNA 개발과 관련해 지난 6월 말 ‘K-mRNA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에스티팜이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한미약품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DNA(pDNA)를 공급한다. GC녹십자는 향후 완제 생산을 맡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 1억 도스(1도스=1회 접종분) 생산을 목표로 내세웠다. 2023년에는 mRNA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해 연간 10억 도스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원료에서 완제에 이르는 전 주기적 개발을 위해 총 70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지만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며 “국산 1호 mRNA 백신이 어느 업체가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곽선미·김병채 기자
곽선미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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