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의 캐럴라인 냅의 사진. 남편인 마크 모렐리가 찍었다.  북하우스 제공 ⓒ Mark Morelli
생전의 캐럴라인 냅의 사진. 남편인 마크 모렐리가 찍었다. 북하우스 제공 ⓒ Mark Morelli
■ 문화일보·예스24 -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 기쁨’
- 3차 공모 책 ‘욕구들’의 캐럴라인 냅

여성에 날씬함 강요하던 시대
거식증에 고통받던 유년 회고


“내 친구 캐럴라인 냅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하며 달아났을 법한 감정적 솔직함의 길로 기꺼이 들어서는 사람이다.” 게일 콜드웰(퓰리처상 수상 작가)

문화일보와 예스24가 진행하는 ‘국민서평프로젝트-읽고 쓰는 기쁨’의 이번 달 서평 도서 ‘욕구들’(북하우스)은 캐럴라인 냅이 거식증으로 고통받던 시절을 회고하며 쓴 에세이로 암 선고를 받기 2개월 전에 탈고한 유고작이다. 캐럴라인 냅이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된 건 2020년 ‘명랑한 은둔자’(바다)가 국내에 번역 출간되면서부터다. ‘명랑한 은둔자’에서 그는 혼자 살고 혼자 일했고 가족과 친구, 개와 소중한 관계를 맺으며 자기의 고독을 외면하지 않았던 삶을 이야기한다. ‘명랑한 은둔자’에 담긴 캐럴라인 냅의 이야기에 많은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인 듯 깊이 공감하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캐럴라인 냅은 1959년 저명한 정신분석가인 아버지와 화가이자 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저널리스트로 활동했고, 2002년 마흔셋이라는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시달린 알코올의존증을 고백한 ‘드링킹, 그 치명적인 유혹’, 반려견에 대한 깊은 애착을 성찰한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 그리고 ‘욕구들’과 생전 칼럼을 묶은 ‘명랑한 은둔자’ 등의 책을 남겼다.

캐럴라인 냅은 평생에 걸쳐 중독, 고립, 애착, 욕구, 의존 등에 관한 문제에 몰두해왔다. ‘명랑한 은둔자’가 자신이 경험한 고독, 고립, 강박과 상실, 그러나 그것들로부터 변화하고 성장한 이야기라면, ‘욕구들’은 하루에 사과 한 알, 치즈 한 조각만 먹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회고하며 쓴 에세이로, 여성의 식욕뿐 아니라 다양한 욕구의 문제와 그 원인을 깊이 파고든다.

그가 거식증을 겪던 20대, 즉 1970년대 말 미국 여성들은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자유와 권리를 갖게 된 시대였다. 동시에 미디어에 의해 작고 날씬한 사이즈가 여성의 표준이 되고 여성은 소비문화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시대이기도 했다.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여자들, 물건을 훔치는 여자들, 자신을 해치는 사랑에 빠지는 여자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내면의 불안, 죄책감, 수치심, 슬픔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현상을 바탕으로 탐구한다.

“유년기의 그 상실들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 것이었을까? 그 허기는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 것이었을까? 그 상실과 허기에는 혼란이, 거부가, 혹은 상처가 얼마나 섞여 있었을까? 그리고 그 후 자아의 고갱이는 얼마나 결핍되고, 얼마나 권리를 박탈당하고, 얼마나 슬픔과 자기혐오로 가득한 상태가 되었을까?”(p.334)

캐럴라인 냅이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의 이야기는 유효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책이 계속 화제가 되고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의 문제를 끌어안고 점진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친구 게일 콜드웰의 말처럼 ‘캐럴라인은 이 책 속에 많은 희망을 남겨놓았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한 여러분의 이야기가 또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김태희 예스24 에세이 담당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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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서평 프로젝트’ 3차 서평 공모 대상 책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비롯해 ‘조선의 살림하는 남자들’(돌베개), ‘밝은 밤’(문학동네), ‘욕구들’(북하우스)이다. 1600∼2000자 분량으로 27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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