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것을 만드는 사람들은 늘 맛있는 곳들을 서로에게 널리 공유하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는 ‘핫 스트리트’가 되기 전 서울 성동구의 서울숲, 뚝섬 지역에서 무던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의 커피 아지트 ‘메쉬 커피’의 김현섭 대표님은 주변에 맛있는 업장을 발견하면 커피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에게 아낌없이 그 정보를 공유합니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시원하고 청량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기 위해 들른 메쉬에서 아주 매력적인 이탈리안 디저트숍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바로 ‘푼토 돌체(Punto dolce)’라는 이름의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은 프랑스 파리의 ‘피에르 에르메’, 영국 런던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중국 베이징(北京)의 ‘포시즌스 호텔’ 등 다양한 나라의 호텔과 페이스트리숍에서 경력을 쌓은 이탈리아 로마 출신 만니노 프란체스코 셰프의 모던한 이탈리안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이탈리아어로 ‘푼토’는 점·포인트·관점 등을 의미하고, 여기에 디저트나 케이크를 뜻하는 ‘돌체’를 더해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에 오픈한 푼토 돌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마리토죠(Maritozzo)’라는 로마에서 자주 먹는 빵입니다. 이탈리아어로 ‘마리토’는 신랑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예비신랑이 예비신부에게 마리토죠를 건네며 구애를 했다는 유래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이 마리토죠의 크림 안에 반지나 보석을 숨겨 두기도 했다는, 로맨틱함이 가득 묻어나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이야기죠? 마리토죠 브론테(피스타치오), 마리토죠 마리-수(티라미수)를 추천하는데, 셰프의 조언으로는 샌드위치처럼 손으로 들고 베어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부드러운 브리오슈 반죽을 반 갈라 포근한 크림을 가득 채워 넣은 비주얼을 가진 마리토죠는 근래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메뉴이기도 합니다. SNS를 통해 비주얼적인 화려함이 인기를 끌어 스타벅스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자체 상품으로 마리토죠를 만들어 유통할 정도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폭신한 식감과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로움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이탈리아 디저트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꼭 떠올리게 되는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디저트 ‘칸놀리’도 푼토 돌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리코타와 로즈메리 필링 그리고 서양배가 들어가는 칸놀리 츄리츄리와 이탈리안 누가인 토로네 등도 맛볼 수 있습니다. 토로네는 늘 이탈리아 출장길에서 데려오는 익숙한 맛의 디저트인데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요. 진하고 부드러운 크림 필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탈리아 디저트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맛의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숲 벤치에 앉아 메쉬의 향이 그윽한 커피와 푼토 돌체의 달콤한 디저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을의 오후를 기다려 봅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6길 16-1 1층
수~일 11:30~19:00, 월·화 휴무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주요뉴스
시리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