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지지율 심층분석 - ④ 최재형

보수 지지 10.4%로 올랐지만
중도층선 6.4% 그치며 정체
전문가 “도발적 어젠다 안보여”


국민의힘 대선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장직 사퇴 이후 보수층을 집중 공략하는 ‘집토끼’ 행보에 치중하면서 중도층 마음을 끌어오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을 놓고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 끼인 채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최 전 원장 지지율은 6월 4주(3.6%), 7월 2주(4.2%), 7월 4주(5.5%), 8월 2주(6.1%)에 걸쳐 약 3%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여간의 대선 행보를 통해 10% 지지율 벽을 깨지 못하고 한 자릿수에 정체된 셈이다.

정치성향별 지지율을 보면 최 전 원장은 보수층에선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층의 최 전 원장 지지율은 6.3%(7월 2주), 9.1%(7월 4주), 10.4%(8월 2주)로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도층의 지지 비율은 4.5%, 6.2%, 6.4%로 크게 늘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에 봉사·입양 등 미담을 갖고 있어 당초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정치권에선 보수층 공략에 집중한 최 전 원장의 초기 전략이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일찍이 입당한 최 전 원장은 ‘박근혜 사면론’을 들고나오는 등 ‘집토끼’인 강경보수층 표심을 집중 공략했지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후엔 설 자리가 좁아졌다. 특히 홍 의원이 윤 전 총장 행보에 실망한 유권자층 일부를 흡수하며 23일 한국사회연구소(KSOI)의 범 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지지율 20.5%를 달성하는 사이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선 실현 가능성이나 옳고 그름을 떠나 ‘기본소득’처럼 도발적인 어젠다가 있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며 “미래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특정 계층을 강성 지지자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입당 이후 초조해지면서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를 서둘러, 중도층의 기대감이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