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지회 당진제철소 기습
100여명 점거… 11명 부상당해
하청 5000명 자회사로 직고용
2000명 “원청 정규직으로” 요구


권도경·이관범 기자, 당진=김창희 기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불법 점거한 가운데 25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둘러싼 노사·노노 갈등이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서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일자리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약 100명은 23일 오후 5시 30분부터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기습 점거하고 “원청이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라”면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원들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당진제철소 보안업체 직원 9명과 당진제철소 직원 1명 등 총 1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대제철은 이날 오전까지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두 차례 요청한 상태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 파견 시정 명령을 받은 현대제철은 지난달 초 자회사 ‘현대제철 ITC’를 설립해 당진·인천·포항 공장 등 사내하청 근로자 7000명 중 5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협력업체 직원 직고용은 제조업계에서는 처음이다. 현대제철이 불법 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자회사를 만들어 매년 수천억 원대 비용을 떠안으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원 약 2000명은 이 같은 전환 방식을 거부하면서 불법 점거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위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직원들을 자회사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일부 조합원의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의 자회사 전환을 규탄하고, 본사의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권도경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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