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레드라인’ 압박하는데
미국인 수천명 여전히 아프간에
동맹국도 “시한내 철수 어려워”
G7서 탈레반정권 인정 등 논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반군 탈레반이 오는 31일로 제시된 미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 철수 및 민간인 대피 시한을 준수하지 않으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인 수천 명이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한 데다 나토 동맹국들도 시한 내 철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에서 시한 연장 문제부터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의에서는 탈레반 정권 인정 여부와 제재 강화 방안 등도 논의될 예정이어서 아프간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23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8월 31일 모든 군대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게 바로 ‘레드라인(red line)’”이라고 말했다.
샤힌 대변인은 “미국이나 영국이 계속 대피할 수 있는 추가 시한을 찾는다면 대답은 ‘아니오’”라면서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결과가 따를 것이며, 그들이 계속 점령하려 한다면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카불 장악 이후 미군 등과 직접 충돌을 자제해 온 탈레반이 미국의 철수 시한 연장에 부정적 의견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철수 시한 연장이 불가피하다. 아프간 내 미국인 1만∼1만2000명 중에서 수천 명만이 탈출에 성공한 상태여서 오는 31일 철수 완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철수 시한 연장과 관련해 “국방부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방인 영국·독일·프랑스 등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철수 시한 연장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철수 시한 연장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정상회의에서는 △탈레반을 아프간 정부 대표로 인정할지 여부 △경제제재 문제 △아프간 여성 인권 수호 방안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철수 가속화를 위한 외교·군사력도 총동원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3시부터 오후 3시까지 12시간 동안 C-17 수송기 15대를 동원해 6660명, 동맹군 항공기 34대를 통해 4300명 등 모두 1만900여 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전날 하루 동안 1만6300명을 대피시키는 등 철수 작전이 점점 속도를 내면서 지난 14일 이후 모두 4만8000명이 아프간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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