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북부 바글란주 탈환”…저항군 “포용정부 불응하면 전면전”

저항군, 서방국에 지원 호소
카불공항서 총격전 1명 사망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전투 끝에 저항군 거점의 대부분을 탈환하고 마지막 남은 근거지인 판지시르도 포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탈출 인파가 몰리고 있는 카불 공항 인근에서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아프간 내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바글란주에 속한 반누, 풀에헤사르, 데살라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양측 간 전투가 산발적으로 여러 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현재 우리는 판지시르 계곡을 둘러싼 바다흐샨, 타하르, 안다랍 지역에 모여 있다”며 “판지시르 내에서는 아직 전투가 없었다. 우린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북부에 위치한 바글란주는 아흐마드 마수드가 이끄는 반(反)탈레반 저항군이 앞서 진지를 구축했던 곳으로, 탈레반의 탈환에 따라 판지시르 계곡이 저항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항군은 전투 상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많은 학자와 교사, 이맘(이슬람교 종교 지도자) 등이 저항군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현재 저항군은 마수드와 함께 암룰라 살레 전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 정부군 참모총장 등이 이끌고 있다. 특히 저항군은 “탈레반과의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에 포용적 정부 구성을 촉구했으며, 이에 불응하면 “전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살레 전 제1부통령은 “탈레반이 판지시르 계곡으로의 모든 식료품과 연료 공급을 막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서방국을 향해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카불 공항에서는 밤사이 총격전이 발생해 아프간 정부군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중부사령부 윌리엄 어번 대변인은 이날 카불 공항 밖에서 교전이 벌어져 아프간군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어번 대변인은 미상의 적대적 행위자가 아프간 정부군을 향해 총을 쐈고 이에 미군도 대응사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